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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가축전염병에 화마까지…농축산 물가 '빨간등'

등록 2025.03.29 08:00:00수정 2025.03.31 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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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산불 농가도 불태워…사과 등 수급차질 우려

구제역·AI 등 가축전염병 확산…축산물 가격도 비상

정부, 물가 안정에 총력…수급조절·유통구조 개선

[산청=뉴시스] 차용현 기자 = 경남 산청 산불 발생 8일째를 맞은 지난 28일 오후 구곡산에서 황점마을 뒷산까지 번진 산불이 밤이 되자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025.03.28. con@newsis.com

[산청=뉴시스] 차용현 기자 = 경남 산청 산불 발생 8일째를 맞은 지난 28일 오후 구곡산에서 황점마을 뒷산까지 번진 산불이 밤이 되자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025.03.28. con@newsis.com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최근 전국에 가축전염병부터 대형 산불까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농축산물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화마가 할퀴고 간 경상권에선 농가 피해로 농산물 수급 불안이 심화됐고, 구제역과 조류인플엔자(AI)가 확산하고 있는 호남권에선 축산물 살처분 위협이 커지고 있다.



서민 식탁을 책임지는 주요 농축산물 수급 위축 우려로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는 비축 물량 방출 등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괴물 산불, 농가도 불태워…사과 등 농산물 수급 차질 우려↑

29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의성군과 경남 산청군에서 시작된 산불의 영향 구역이 4만800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산불 피해 규모 중 역대 최대로, 서울 면적(6만523㏊) 80%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된 것이다. 이번 산불로 주택과 창고 등 시설 2412곳이 소실됐으며. 또 안동과 영덕 등지에서 24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극심했다.



산불이 영남권 곳곳으로 번지면서 농축산업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전국 사과(73.2%), 마늘(49.0%), 양파(35.6%)의 주산지로,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역대급 산불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농산물 물가 오름세가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사과 가격은 개당 기준 358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4% 상승했다. 깐마늘 1㎏당 가격도 1년 전과 비교해 16.4% 오른 1만3650원을 기록했다. 양파도 소매 기준 1㎏당 366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5.8% 올랐다.

또 경북과 경남은 곤드레나물, 더덕, 도라지 등의 주요 생산지로, 봄철 집중 출하 시기와 맞물려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물가협회는 "경북·경남을 포함한 주요 산지에서 발생한 산불과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사과, 마늘, 양파를 비롯한 농산물 전반의 가격 강세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산지 피해 규모와 향후 출하 상황에 따라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주=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 6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여주시 흥천면 한 산란계 농장 인근 이동통제초소에서 방역 관계자가 차량 방역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2025.01.06. jtk@newsis.com

[여주=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 6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여주시 흥천면 한 산란계 농장 인근 이동통제초소에서 방역 관계자가 차량 방역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2025.01.06. jtk@newsis.com

구제역·AI 등 가축전염병 확산…축산물 가격도 비상

경상권 산불 피해가 농산물 수급을 위협하고 있는 사이, 충청·전라권에선 가축전염병 확산이 축산 물가를 부추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지난해 10월 이후 이달 28일까지 총 43건 발생했다. 특히 지난 19일 이후 연이어 6건이 천안, 세종, 청주 등 충청권 3개 지역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이달에만 169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고, 누적 살처분 규모는 438만 마리에 달했다.

구제역도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전남 영암(13건)과 무안(1건)에서 총 14건이 발생해 한우는 456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 16일에는 경기 양주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는 등 감염병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살처분 수가 전체 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만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감염병들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다 겨울·봄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언제든지 추가로 발생할 위험도 크다 . 이에 따라 축산물 가격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소 1+등급 안심 평균 가격은 100g당 1만4645원으로 1년 전(1만2936원)보다 13.2% 올랐다. 평년(1만3854)보다는 5.7% 높은 가격이다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도 100g당 평균 2564원으로 전년(2263원) 대비 13.3% 높고, 평년(2171원)보다는 15.6% 뛰었다. 달걀(10구) 평균 가격은 1년 전(3164원)보다 3.4% 오른 3274원이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농축산물 물가에 불안요소가 드리우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는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농축산 물가 안정에 총력…수급 조절 및 유통구조 개선

정부는 현재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수급 조절, 비축 물량 방출, 수입 탄력 조정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농수산물 유통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 비용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어 "산불에 따른 원예작물 피해 현황은 현재 파악 중이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산불 피해를 입은 사과 등 과수 생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사진은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지난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2025.03.20.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사진은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지난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2025.03.20. ppkj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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