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관세 충격'에 급락한 코스피…극적 반등 가능성은
코스피 5%대 급락 마감, 8개월 만에 사이드카 발동
관세 전쟁 본격화 조짐…亞 증시도 동반 폭락
'트럼프·파월 풋' 나올지 주목, 대규모 추경 기대감↑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5.42)보다137.22포인트(5.57%) 내린 2328.20에 장을 마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5.04.07.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07/NISI20250407_0020763463_web.jpg?rnd=20250407161600)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5.42)보다137.22포인트(5.57%) 내린 2328.20에 장을 마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5.04.07. hwang@newsis.com
증권가는 미국 주도의 관세 전쟁이 당분간 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관세 협상 재개 가능성과 '트럼프 풋'(트럼프의 증시 부양책)과 '파월 풋'(연준의 선제 금리 인하) 기대감, 정부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 등이 국내 증시 회복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65.42)보다 137.22포인트(5.57%) 하락한 2328.20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인 코스피는 8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국내 증시 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폭락했다. 전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7.34%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12.59%, 일본 닛케이225는 -7.83%, 대만 가권지수는 -9.70%를 기록하는 등 해외 증시는 국내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이번 글로벌 증시 급락은 중국 정부가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7종의 희토류 수출을 즉시 제한하고, 16개 미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으나, 시장을 위한 대응책은 내놓지 않았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경기 둔화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해 "경기 부양 주체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는 디톡스(detox) 기간"이라고 표현했다.
미국발 관세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탄핵 인용으로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대외 관세 이슈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다. 전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1715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793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7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8조6147억원, 선물시장에서는 4조9731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연일 대규모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는 코스피의 반등 조건으로 관세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 미국의 증시 부양책, 국내 정부의 대규모 추경 편성 기대감을 꼽았다.
해외에선 베트남과 대만이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대미 관세 철회 의사를 밝혔고, 대만 정부도 자국 내 관세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방침과 함께 강한 협상 의지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환영한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증시 급락에 따른 미국 내 여론 악화로 트럼프 대통령이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말 사이 미국 전역에서 약 1200건의 반(反)트럼프 시위가 벌어졌으며,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때보다 자산 시장이 훨씬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의 증시 방어 정책(감세·규제 완화 등)이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파월 풋'(선제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빨리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관세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협상 가능성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완화, 10년래 저점에 근접한 주가 밸류에이션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공매도 재개와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 흐름이 외국인 수급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추경 편성과 상법 개정 등 정책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충격을 줄인 점은 국내 증시의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급락 출발했다가 상호 관세 유예설을 두고 급등락한 끝에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혼조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49.26포인트(0.91%) 하락한 3만7965.60에 장을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11.83포인트(0.23%) 내린 5062.25에 장을 마쳤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48포인트(0.10%) 상승한 1만5603.26에 거래를 마감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호 관세 조치를 90일간 유예할 생각이 있냐. 이를 고려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를 '유예 검토'로 해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후 '협상을 위해 상호관세 발효를 유예할 의사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간밤 MSCI 한국 증시 ETF는 0.92% 하락한 가운데 MSCI 신흥지수 ETF는 3.72%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70% 상승했지만, 러셀2000지수는 0.92%, 다우 운송지수는 1.34% 하락했고 코스피 야간 선물은 1.96% 상승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단순한 일시적 우려를 넘어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면서 "미국 주요 지수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였으며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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