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도 떨어졌는데"…'중국 코인'만 오른 이유는
최근 한 달간 트론·BNB만 올라
위안화 약세로 '대체 자산' 수요 증가 효과
"중국 코인, 안정적 투자 수단으로 부각"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명예 경호원이 1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3주년 기념 국기 게양식에서 오성홍기를 펼치고 있다. 2022.10.04.<font _mstmutation="1" _msthash="178997" _msttexthash="2777431995"></font>](https://img1.newsis.com/2022/10/01/NISI20221001_0019309845_web.jpg?rnd=20221004082314)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명예 경호원이 1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3주년 기념 국기 게양식에서 오성홍기를 펼치고 있다. 2022.10.04.<font _mstmutation="1" _msthash="178997" _msttexthash="2777431995">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글로벌 자산 시장을 장악한 미중 무역갈등 여파가 가상자산으로까지 번졌다.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을 비롯해 시가총액(시총) 10위권 가상자산 대부분이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코인'들만 홀로 상승한 현상이 대표적이다.
1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시총 9위에 위치한 트론은 전달 대비 6% 상승했다. 트론은 중국 출신 사업가 저스틴 선이 개발한 가상자산으로 중국 코인 대장주로 꼽힌다.
다른 중국 코인 대장주 BNB도 전달 대비 5% 상승하며 비슷한 가격 흐름을 보였다. BNB는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발행한 가상자산으로, 시총 5위에 자리하고 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들은 전부 떨어졌다. 사실상 시총 상위 10개 가상자산 중 트론과 BNB만 유일하게 오른 것이다.
이날 코인마켓캡 월간 상승률 기준 비트코인은 -5%, 이더리움은 -20%, 리플·솔라나는 -10%씩 하락했다. 이는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갈등 여파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커진 결과다.
중국 코인들이 이례적으로 관세 악재를 피해 간 것은 최근 위안화 약세에서 비롯한 것으로 진단된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라 중국 내 대체 자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가상자산이 주목받은 것이다.
중국 위안화는 최근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과 무역 갈등이 격화한 영향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트론과 BNB가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 다른 알트코인에 비해 최근 하락장에서 하락폭이 적은 것은 중국계 투자자의 집중도가 높은 영향일 수 있다"며 "특히 '관세 전쟁'에 따른 위안화 절하로 중국 투자자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중국계 코인에 대한 수요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도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과거 가상자산 규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일부 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탈달러화의 일환으로 비트코인에 주목한 것이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국 코인의 안정성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데이비드 베일리 비트코인매거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4일 X를 통해 "중국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도입하기 위해 두 배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일련의 비공개 회의도 개최했다"고 전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12월 한 행사에서 "중국이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도입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중국이 의지를 가지면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론의 상대적 강세가 다른 중국 코인으로도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중국 코인들은 테마성으로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중국 가상자산 금지 조치 해제설'이 퍼졌을 당시 트론이 23% 급등한 가운데 네오(16%), 온톨로지(13%), 비체인(12%)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연구원은 "중국 코인이 위안화 약세로 인한 자본 흐름,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 변화, 글로벌 무역 갈등 속에서 다른 알트코인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며 "이런 특성은 가상자산 시장이 단기적으로 크게 변동하는 가운데 중국 코인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부각시킨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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