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금은 안전한가요[관세전쟁 피난처①]
달러 약세에…원·달러, 중기 하락 전망 나와
금 연일 연고점…추가 상승 여력 고갈 시각도
엔화, 日 금리 인상·美 슈퍼엔저 지적에 상승 기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45.06)보다 12.34포인트(0.50%) 하락한 2432.72에 장을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81.79)보다 13.80포인트(2.02%) 오른 695.59,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56.4원)보다 6.5원 내린 1449.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04.11.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11/NISI20250411_0020768866_web.jpg?rnd=20250411155115)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45.06)보다 12.34포인트(0.50%) 하락한 2432.72에 장을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81.79)보다 13.80포인트(2.02%) 오른 695.59,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56.4원)보다 6.5원 내린 1449.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04.1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충격으로 달러와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엔화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가파른 급등세로 추가 상승 여력이 점차 고갈되고 있는 달러와 금보다는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더뎠다는 점에서 엔화의 안전자산 피난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는 1449.9원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전인 지난해 10월 말(1379.9원)보다 무려 70원 오른 수치로 지난 9일에는 2009년 3월 금융위기 수준인 1480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도 환율은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소식과 중국 등 주요국의 맞불 대응 등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과 금리 인하 기대까지 맞물리며 하루 새 30원 넘게 출렁일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어디로 흐를지 안갯속인 미·중 갈등에 당분간 환율이 순식간에 1500원대를 터치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다르다. 미국 경기 둔화 시그널이 짙어지면서 결국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며 달러 값이 점차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최근 들어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를 서서히 높이고 있다. 그만큼 달러 값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한 달 사이 바클레이즈는 1회에서 2회, 골드만삭스는 2회에서 3회, 노무라는 0회에서 1회, 웰스파고는 2회에서 3회로 각각 높여 잡았다.
실제 원·달러 고공행진에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하락세다. 올해 초 110선에 육박하던 달러지수는 최근 99~100선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연말로 갈수록 1300원대를 향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금값 역시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온스당 2600달러 수준이던 금 선물은 최근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역대 최고 수준인 310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한 돈 값은 팔때 기준 63만원까지 뛰었다. 미·중 갈등에 미국이 달러 패권에 반발해 신흥국들이 금을 매수하면서다.
하지만 추가 상승 여부는 안갯 속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너무 급하게 올랐다는 점에서 고점에 가까워지며 상승 여력이 제약되고 있다는 의견과 달러 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금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 투자에 대해 "가격 레벨 고민이 커지는 시점"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하 직전 금 매수에 나섰던 각국 중앙은행들의 열기가 식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10.18.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10/18/NISI20241018_0020562847_web.jpg?rnd=20241018103006)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10.18. jhope@newsis.com
반면 또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고 있다. 달러 당 엔화값은 올 초 155엔 대에서 최근 143엔까지 떨어져 절상됐다. 같은 기간 100엔 당 재정환율은 950원대에서 1000원대로 올랐다.
다만 2020년 만 해도 엔화값은 달러당 각각 105엔과 1150원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계를 넓히면 2010년대에는 1200원대 였고,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1600원대로 올라섰던 적도 있다. 위기에 더 각광받았던 자산이라는 얘기다.
엔화값 추가 상승 전망의 근거로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는 점 외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포기한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도 자리잡고 있다. BOJ는 지난해 3월 단기금리를 17년 만에 인상에 나선 후 7월과 올해 1월 추가 인상에 나선 후 추가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 타격에 최근 일본은행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관측이 일부 후퇴했지만, 중기적인 시각에서는 그동안 엔화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에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최근 3년 새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11%를 기록했다는 점도 금리 인상 시각에 우호적인 재료다.
미국 정부가 대미 수출 흑자 원인으로 슈퍼 엔저를 거론하고 있다는 점도 엔화값 전망을 밝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달러 강세, 엔화 약세'를 문제 삼고 일본이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은 "BOJ가 정책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안전통화 중에서는 비교적 낮게 금리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엔화는 여전히 선호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여전히 엔화에 대한 매력은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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