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종투사 역할' 강조에…증권사들도 레벨업 채비
미래·한투 IMA 도전…NH도 8조 임박
삼성·메리츠·신한·하나·키움, 발행어음 도전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당국이 3분기 종합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심사를 재개한다. 2분기부터 신청을 원하는 증권사들과 협의를 시작하고 3분기 본격적인 신청을 받는다. 이에 연내 종합투자계좌(IMA) 1호 사업자와 6호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첫 IMA 사업자 '미래vs한투'…NH도 8조 임박
이들의 자기자본 요건은 1분기 기준 각각 9조9000억원, 9조3000억원으로 이미 8조원 요건을 훌쩍 넘겼다.
가장 먼저 8조 요건을 가장 먼저 달성한 회사는 미래에셋증권이지만 좀 더 IMA 사업 의지가 강하다고 알려진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4조원 이상 종투사에게 허용된 발행어음을 거의 한도까지 채워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7조3000억원으로 경쟁사 미래에셋증권(7조5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NH투자증권도 자기자본 8조원이 임박했다. 3월 기준으론 7조4000억원이다. NH는 매년 자기자본을 3000억~4000억원 가량 불리고 있어 이르면 내년 말 8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NH 입장에서 IMA 사업 진출은 급하지 않은 상황으로, 다른 증권사들처럼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메자닌 등으로 몸집을 불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NH투자증권 지난해 말 발행어음 잔액은 6조6000억원으로 한도인 14조원에 크게 못미친다.
6번째 초대형 IB 어디
4조 자기자본 요건을 만족하는 회사는 삼성·메리츠·신한·하나·키움증권이다.
자기자본 7조원을 넘긴 삼성증권은 올해 IMA 진출을 선언했지만 우선 발행어음 인가부터 단계를 밟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3조원, 4조원(발행어음), 8조원(IMA) 단계별로 2년이 지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자기자본 5조5000억원의 신한투자증권은 당국 정책에 발맞춰 최근 도전 의지를 공식화했다. 회사는 지난해 발행어음 관련 협의체를 만들어 꾸준히 스터디를 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 유동성공급자(LP) 운용 손실 사고가 터지면서 공식적으로 새 비즈니스 도전을 선언하긴 조심스러운 여건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금융당국이 종투사 역할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맞춰 다시 발행어음 사업 신청서를 제출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메리츠·키움·하나증권은 이미 초대형 IB 진출을 꾸준히 준비중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강하게 의지를 밝혀온 곳은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2022년 초대형 IB 진출 계획을 공표하고 종합금융팀을 설치했지만 2023년 증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등으로 사업 추진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내부통제 관련 대대적인 정비를 마친 회사는 올해 다시 초대형 IB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종합금융팀을 꾸렸다. 엄주성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벤처 DNA에 기반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도 최근 부동산 금융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발행어음 인가를 통한 신사업 진출에 대한 관심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는 3조원 이상 종투사 5곳 중 자기자본이 6조3000억원으로 가장 높다.
하나증권에게도 초대형 IB는 중점 목표 중 하나로, 당국의 제도 개선을 기다리며 꾸준히 사업 진출 준비를 해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조원 이상 종투사로만 지정돼도 신용공여가 두배 늘고 수익에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 발행어음은 그 라이선스만으로 자본 승수효과를 누릴 수 있고 1000억원이 더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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