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양심냉장고 주인공부터 문형배까지…'어른 김장하'의 사람들
![[서울=뉴시스] 휴먼 다큐 '어른 김장하'. (사진 = ㈜시네마 달 제공) 2025.04.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09/NISI20250409_0001813779_web.jpg?rnd=20250409184520)
[서울=뉴시스] 휴먼 다큐 '어른 김장하'. (사진 = ㈜시네마 달 제공) 2025.04.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허나우 인턴 기자 = 경남 진주에서 60년 동안 한약방을 운영하며 1천 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온 김장하(81) 선생의 이야기가 다시금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김 선생의 따뜻한 손길을 받았던 제자들 중에는 김종명씨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포함돼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김장하 선생의 삶을 조명한 2022년 MBC경남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에는 서울에서 진주까지 직접 내려와 스승에게 인사를 전하는 김종명씨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김 선생이 설립하고 국가에 헌납한 명신고등학교 7회 졸업생으로, 학창 시절 장학금을 받았던 인물이다.
다큐멘터리 속 재회 장면에서 김종명씨는 "장학금을 받았지만 특별한 인물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선생은 "나는 그런 걸 바란 게 아니야.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야"라며 따뜻한 말을 건넸다.
김종명씨는 다큐멘터리 상영 당시 진행된 행사에도 참석해 눈물을 훔치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그의 진심은 과거 방송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016년 방영된 MBC 에브리원의 'PD 이경규가 간다-양심 냉장고'에서는 김종명씨가 정지선을 지키는 운전자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당시 이경규는 서울 여의도의 한 횡단보도 앞에서 정지선을 지키는 시민을 찾고 있었고, 대부분의 차량이 신호를 무시하거나 정지선을 넘는 가운데 한 차량만이 조용히 멈춰 섰다.
운전자는 다름 아닌 김종명씨였고, 그는 근처 증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평소에도 정지선을 꼭 지킨다"며 "예전에 '양심 냉장고'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아 질서는 반드시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2016년 방영된 MBC 에브리원의 'PD 이경규가 간다-양심 냉장고'에서는 김종명씨가 정지선을 지키는 운전자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사진= MBC 유튜브 캡처 ) 2025.04.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20/NISI20250420_0001822359_web.jpg?rnd=20250420155033)
[서울=뉴시스] 지난 2016년 방영된 MBC 에브리원의 'PD 이경규가 간다-양심 냉장고'에서는 김종명씨가 정지선을 지키는 운전자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사진= MBC 유튜브 캡처 ) 2025.04.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빨간불이었으니까요"라는 김씨의 말에 이경규는 "20년 만에 다시 만난 양심 냉장고의 주인공"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다른 장학생으로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있다. 1965년 경남 하동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김장하 선생의 장학금을 받아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문형배 대행은 김장하 선생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김 선생은 "줬으면 그만이지. 내게 갚지 말고, 사회에 갚아라"는 답을 했다.
문 대행은 그 말을 평생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다. 2019년 김장하 선생의 생일 축하 행사에서는 "그 말씀을 한순간도 잊은 적 없습니다"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2019년 김장하 선생 생일 축하 행사에서 발언하며 눈물을 흘리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 (사진= 경남MBC '어른 김장하' 캡처 ) 2025.04.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20/NISI20250420_0001822362_web.jpg?rnd=20250420155118)
[서울=뉴시스] 2019년 김장하 선생 생일 축하 행사에서 발언하며 눈물을 흘리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 (사진= 경남MBC '어른 김장하' 캡처 ) 2025.04.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019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됐을 당시, 국회 청문회에서 그의 재산이 화제가 되었다. 한 의원이 "27년 동안 법관 생활을 했는데 재산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 만약 헌법재판관이 되신다면 가장 적은 재산을 가진 헌법재판관이 되실 것 같다"고 묻자, 문 대행은 "평균 재산을 살짝 넘긴 것 같아 오히려 반성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문형배 권한대행은 지난 4월 18일 퇴임식에서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헌재를 응원하겠다"며 "영리 목적의 변호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장하 선생은 진주에서 '남성당 한약방'을 운영하며, 1983년 39세의 나이에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했다. 이후 1991년, 해당 학교를 국가에 헌납했고, 지금까지 1천 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김 선생의 도움 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으며,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쉼터도 세워졌다. 그의 삶과 나눔은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로 제작됐고, 다큐멘터리로는 드물게 극장에서 상영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선고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김장하 선생의 장학생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금 관심을 모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9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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