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 찾은 신자들 애도물결…"세상의 약자 품으셨다"
명동성당서 가톨릭 신자·시민들 추모 행렬
외국인·비신자도 함께 묵상…"시대의 어른 떠났다" 애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지하 성전 앞에 프란치스코 교황 빈소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04.21.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1/NISI20250421_0020780754_web.jpg?rnd=20250421195837)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지하 성전 앞에 프란치스코 교황 빈소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04.21. k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은수 이명동 이수정 기자 = 21일 오후 8시. 서울 명동성당 앞은 깊은 정적과 슬픔이 감돌고 있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하자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과 시민들은 하나둘씩 명동성당에 모여들었다.
서울대교구 주교좌인 명동성당 안에서는 추도 미사가 진행 중이었다.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신자들은 성당 앞에서 조용히 묵상하거나 기도를 올렸다. 곳곳에선 교황 선종에 눈물을 흘리는 신자들도 보였다.
성당 앞을 지키던 10~20여명의 신자들 중 일부는 눈시울을 붉히며 교황의 선종을 애도했다. 한 외국인 여성은 성당 정문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묵상에 잠겼고, 그 옆의 남성 역시 같은 자세로 추모했다.
관광을 위해 명동성당을 찾은 외국인들도 성당 앞에서 애도를 표했다.
명동성당 앞에서 만난 신자 서원(34)씨는 "어릴 때부터 가톨릭 집안에서 자라왔다"라며 "부활절 다음날 선종 소식을 듣게 돼 묘한 감정이 들었다. 요즘 세상도 어수선한데, 그런 시기에 우리에게 늘 약자들을 돌아보게 하셨던 분이 떠나셨다니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밝혔다.
대학생 연모(26)씨는 "교황님은 세계의 통합을 강조하셨다"라면서 "그런 한 축이 사라진 게 안타깝고 이제 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권위의식 없이 행동하셨던 모습이 지도자들의 본보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역시 신자인 홍모(71·여)씨는 "말씀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웠던 분"이라며 "예수님을 닮은 모습으로 세상을 대하셨다"라고 회고했다.
기도문을 수첩에 붙여 다닐 만큼 독실한 신자인 김지연(56·여)씨는 "육신은 떠나셨지만, 이제는 영혼이 푹 쉬는 영원한 삶으로 가신 거라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다"고 슬퍼했다.
일반 시민들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을 추억했다. 초등학교 교사 권모(26)씨는 "친구가 가자고 해서 왔다"라며 "종교는 없지만, 부모님이 교회를 다니셔서 종교에 익숙한 편이다. 성당은 항상 뭔가 마음을 가라앉히게 만드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0)씨도 "기댈 수 있는 버팀목 같은 분이었다. 언젠가 올 날이라고는 했지만 막상 이렇게 떠나시니 믿기지 않는다"라며 "대전 성심당에 들를 때마다 교황님 생각에 빵을 먹곤 했는데, 이제는 그 빵 없이도 기억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명동성당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분향소가 꾸려질 예정이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오전 7시35분께 선종했다고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아메리카 출신 첫 교황이다. 2013년 3월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돼 12년 재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ddingdong@newsis.com, crystal@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