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신냉전체제로 넘어가는 중"-WSJ
무역갈등 확산 방지책 전혀 없이
미중 모두 블록 구축 위해 총력전
![[하노이=AP/뉴시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15일(현지 시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하노이에 있는 호찌민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블록 형성 노력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5.04.22.](https://img1.newsis.com/2025/04/15/NISI20250415_0000260384_web.jpg?rnd=20250415134911)
[하노이=AP/뉴시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15일(현지 시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하노이에 있는 호찌민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블록 형성 노력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5.04.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 전쟁이 미중 군사적 긴장을 포함하는 신냉전체제로 치닫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양국은 사실상 무역봉쇄를 단행했다. 또 경제 전쟁이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세계 안보 전체와 장기적 글로벌 경제 안정성이 위태로워졌다.
양국은 블록을 형성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릭 워터스 중국 센터장은 “미중이 경제적 탈동조화(decoupling) 상태에 있으며, 무역 갈등의 확산을 막을 안전 대책조차 없다. 우리는 이미 신냉전 시대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이후 준비해온 중국은 전면 보복에 나섰으며 “끝까지 싸운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중국의 보복은 경제를 넘어 핵심 광물 수출 제한, 제재 대상 미 기업 명단 운영 등 비경제적 대응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더 이상 관세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사이버·외교·군사 등 다른 방식의 보복을 시사하고 있다.
양국은 서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 항만, 수도시설, 공항 등 주요 인프라 네트워크에 침투하며 수집한 데이터, 통화 기록, 기타 정보를 활용해 보복에 나설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비공개회담에서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대만 지원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을 미국 측에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은 또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에 대한 전략적 압박도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트럼프 정부의 인도·태평양 안보 공약이 흔들리는 현재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다.
안보 위협으로 확대
지난 10일 상원 청문회에서 사무엘 파파로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대만 주변에서 중국 군사 활동이 증가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가 위협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사이의 고위급 소통이 단절돼 있어 무역 갈등을 넘어선 확전 흐름이 제어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당초 단계적 외교 접촉을 거쳐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길 원했다. 그러나 트럼프 팀이 차이치 시진핑 비서실장 등 최고위층과 접촉만 고집하면서 대화가 차단됐다.
트럼프가 관세 공격을 시작하자 중국은 아예 미국의 대화 희망에 반응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시진핑이 내게 전화하길 바란다”는 트럼프 발언을 무시하고 있다.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사이의 회담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블록 구축
트럼프 정부는 협상 중인 수십 개국에 중국 고립에 협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70여 국에게 중국의 우회 수출을 차단하도록 압박할 계획이다. 트럼프는 지난주 폭스 TV 스페인어 방송에서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등 중국 당국자들도 중국의 무역 상대국들을 미국으로부터 떼어내기 위해 외교전을 펴고 있다.
시진핑의 최근 동남아 순방은 이 지역이 미중 사이의 주요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진핑이 지난 14일 베트남을 방문하기 며칠 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트럼프와 통화했다. 시진핑 국빈 방문을 앞둔 시점에 이뤄진 통화에 대해 중국 정부가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는 유럽 외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주재 대사였던 리청강을 새 무역 협상 수석대표로 임명함으로써 세계 무역 질서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유럽이 동참할 것을 희망한 것으로 비쳐졌다.
외교 전문가들은 경제 전쟁이 격화되면 양국이 보복 수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 스팀슨 센터 윤선 중국 책임자는 “역사상 가장 큰 무역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무역 갈등이 다른 영역으로 확대될 위험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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