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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재등장한 '오천피'…이번엔 가능할까

등록 2025.04.23 07:00:00수정 2025.04.23 07: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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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오천피, 반드시 가야 할 길"

주가 조작 적발시 영구 퇴출

기업 지배 구조도 손봐…상법 개정안 재추진

"정책만으로 오천피 어려워…글로벌 변수 대응해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04.2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04.2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오천피(코스피 5000)' 달성 공약이 17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국내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공약을 발표하면서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장기적 정책 일관성과 글로벌 경기 대응 등이 관건이라고 봤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서 "대한민국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2480선에 마감했다. 사실상 지수를 두 배 넘게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셈이다.

17년째 '제자리걸음' 코스피, 오천피 되려면

오천피 공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시절 '7·4·7 공약(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대 경제대국 진입)'을 내걸며 오천피를 자신한 바 있다.

오천피 공약이 17년 만에 재등장했다는 것은 그간 코스피 지수가 제자리걸음을 시사한다. 이에 이 후보 역시 오천피를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하며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쏠린 현실을 바꿔 자본시장이 국민 자산 증식의 중심축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후보의 오천피 공약은 크게 ▲불공정 거래 근절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투자 환경 개선 등 3축으로 요약된다.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마련하고 기업의 내재 가치를 끌어올려 한국 증시의 저평가 구조를 개선하는 게 골자다.

먼저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해 주가 조작 세력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말 그대로 한 번만 적발돼도 시장에서 영구 퇴출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그간 '주가 조작으로 돈을 벌어도 힘만 있으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또 임직원과 대주주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단기차익 실현 환수도 강화할 예정이다. 불공정거래 사전 모니터링과 범죄 엄단 시스템도 보강한다.

다음으로 기업 지배 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해 '상법 개정안'을 다시 추진한다. 그간 불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고질적 원인 중 하나였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구체적으로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집중투표제 활성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투자 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북핵 등 지정학 리스크 완화를 위한 실용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장기적 체질 개선과 글로벌 변수 대응이 관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1. kch0523@newsis.com


증권가는 이 후보의 오천피 공약이 현재 자본시장이 필요로 하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통한 구조 개혁과 시장 정상화는 증시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21일 정책간담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국가의 주요 어젠다로 삼고, 전 부처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를 세울 정도의 추진력과 강력한 리더십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결국 국가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면 온 국민의 돈이 늘어나는 것, 전체적 복리후생이 증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1400만명 개인투자자를 언급하며 기업지배구조 개선, 상법 개정, 공정한 증시 질서 등을 강조했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형태만 다를 뿐 초당파적 과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천피' 달성이 정치적 상징에 그치지 않기 위해 장기적 정책 일관성과 글로벌 변수 대응 등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지수는 정책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환율, 금리,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변수가 크게 작용한다. 정부 정책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며 "코스피 5000은 단기 부양책이 아닌 장기적 체질 개선과 글로벌 환경 대응 등이 함께 진행돼야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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