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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니엘을 다시 행복하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등록 2025.04.23 06:41:59수정 2025.04.23 10: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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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공백 끝에 솔로 앨범 '쉬' 발표

타이틀곡 '쉬'…이별에 갇힌 감정 표현

"그만 둘 생각도 생각도…팬들 덕분에 복귀 결심"

올해 틴탑 완전체 활동 예고 "의지 강해"

[서울=뉴시스] 가수 니엘. (사진=EL&D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가수 니엘. (사진=EL&D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어떤 시간은 묵묵히 버텨야 하는 방식으로 흐른다. 가수 니엘(31)에게 최근 몇 년이 그랬다. 예고 없이 찾아온 번아웃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무대에서 멀어졌고, 솔로 활동을 위한 소속사와도 결별했다.

군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2021년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고 소집을 기다렸지만 기약이 없었다. 장기 대기 끝에 전시근로역으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군면제를 받았다. 하지만 여러 불안정한 상황이 더해지면서 니엘은 스스로 긴 공백기를 가졌다.



22일 발매한 새 미니 앨범 '쉬'(SHE)는 니엘이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내고, 다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니엘은 "내가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나 생각해 보니 무대 위에 있을 때였다"며 "무대로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모습을 보여드렸을 때 대중과 팬 분들이 좋아하실지,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많이 고민했다"며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했다. 지난 1월부터 진행된 앨범은 모두 니엘의 결정으로 이뤄졌다. '어딘가를 헤매는 상처 입은 남자'를 콘셉트로 잡았고, 가수 도코에게 총괄 프로듀싱를 맡겼다.

앨범에는 네오 솔과 그루브 팝을 기반으로 한 감성적인 곡들이 수록됐다. '사페'(Sapé), '사랑이란 단어에 뭐가 들었든', '이프 유아 디 오션'(If You're the ocean), '사랑에 대체 무슨 핑계야' 등 6곡이다. 타이틀곡 '쉬'는 그루브한 리듬과 소울풀한 기타 사운드에 니엘의 짙은 보컬이 어우러진 곡이다. 이별에 갇힌 남자의 감정을 절제된 가사로 표현했다.
[서울=뉴시스] 가수 니엘. (사진=EL&D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가수 니엘. (사진=EL&D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평소 즐겨듣고 좋아하는 음악은 마이너틱하고 딥한 노래들이에요. '틴탑' 시절 악동 같은 음악으로 '신나게 놀자'라는 분위기를 냈다면 개인적으로 끈적이고 섹시한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지쳐있는 모습을 팬들이 섹시하게 바라봐 주셔서 이번에 완전히 지쳐보자며 나온 콘셉트입니다."

퍼포먼스는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다"는 니엘의 생각이 담겼다. 노래가 흐르는 4분 7초 동안 그는 댄서들과 격정적인 안무를 펼친다. 특히 긴 줄을 놓고 독무를 추는 장면은 애절하면서도 위태롭기까지 하다. 사랑에 상처받은 감정에 집중하기 위해 '챌린지' 영상도 제작하지 않았다. 온전히 '쉬'를 통해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소신이 앞섰다.

2010년 그룹 '틴탑'으로 데뷔한 니엘은 '향수 뿌리지마', '장난 아냐' 등을 히트시키며 팀의 메인 보컬로 이름을 알렸다. 나른한 음색과 힘 있는 보컬, 개성 있는 비주얼로 음악, 예능, 드라마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다. 엉뚱하고 밝은 이미지로 사랑받았지만 때로는 일주일에 다섯 시간 밖에 못 자는 강행군을 소화해야 했다.

니엘은 "가장 행복했던 때가 가장 힘들었던 때 같다"며 "직업상 사랑을 또 받을 수도 있고, 이 행복이 언제까지 갈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아무 생각 없이 정신을 차려보면 행사장에 가 있었고, 메인보컬이라 부담도 많이 느꼈다"며 "예능도 담당해서 어린 마음에 '노래만 하고 싶다'고 울었던 적도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가수 니엘. (사진=EL&D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가수 니엘. (사진=EL&D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절정의 무대에서 마주한 고통. 니엘은 가수를 그만 둘 생각도 했었다. "아프고 나서 '내가 뭘 위해서 열심히 활동했나', '내가 행복한 게 뭘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런 감정이 쌓이면서 우울하기도 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 일을 그만두려고 했다. 내 길이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침체에 빠진 니엘을 건져 올린 건 팬들이었다. 공백기 동안 게임 방송을 했었다는 그는 '노래 부르는 모습이 보고 싶다'는 팬들의 요청에 용기를 냈다. 이후 1인 기획사 'EL&D엔터테인먼트'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꾸려갔다. 팬들 덕분에 행복의 의미도 깨달았다. 한 시간 남짓 이어진 인터뷰 내내 그는 '행복'이라는 말을 자주 하며, 조금은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다시 무대로 돌아온 그에겐 최근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틴탑 멤버들을 자신의 기획사로 데려와 함께 활동하는 것이다. 솔로 활동 뿐만 아니라 15주년을 맞이한 틴탑의 컴백에도 시동을 걸겠다는 그는 "5월에 창조가 제대하면 아마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을까. 멤버들 활동하고 싶은 의지가 강해서 올해는 틴탑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언젠가 멤버들과 모였을 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우리가 진짜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해서 열심히 살았구나', '덕분에 이룬 것도 많았다'고. 그래서 모일 때마다 다시 한번 열심히 해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싸우기도 정말 많이 싸웠지만,  더 끈끈하지 않나 싶어요. 이제는 정말 가족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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