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와 처지가 바뀌었다"…최저임금이 벅찬 사장님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막 올려
소상공인 인건비 부담에 울상
직원 내보낸 '나홀로 사장님'↑
폐업이유 '인건비 상승' 꼽기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2월 25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04.26.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25/NISI20250225_0020713062_web.jpg?rnd=20250225144933)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2월 25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04.26.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정예빈 수습 기자 = "처음에 네 명에게 주던 월급으로 지금은 두 명밖에 못 써. 부담 안 되면 사람을 더 썼을텐데…"
서울 영등포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인건비가 올라 힘들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부족한 인력은 가족의 손을 빌렸다.
26일 뉴시스가 만난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부담감을 호소했다.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와중에 인건비와 재료비까지 치솟자 곳곳에서 한숨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서 20년간 카페를 운영해온 강모씨는 혼자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 과거 직원 3명을 두고 있었지만, 지금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1명 뿐이다.
강씨는 "매출은 비슷한데 인건비가 엄청나게 올랐다"면서 "(최저시급이) 점점 오르고 주휴수당까지 주게 되면서 '아 이거 안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의 실질 최저임금은 1만2000원을 넘어선다.
내수경기 침체와 관세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에 더해 오는 6월 조기대선까지 앞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지난 22일 시작됐다.
노동계는 저임금 취약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중소기업이나 영세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동결을 외치고 있다.
![[서울=뉴시스]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70원(1.7%) 오른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1만원 시대'가 열렸다.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는 209만6270원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7/12/NISI20240712_0001600007_web.jpg?rnd=20240712084722)
[서울=뉴시스]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70원(1.7%) 오른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1만원 시대'가 열렸다.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는 209만6270원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이날 만난 소상공인들은 내년 최저임금을 적어도 동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씨는 "예전에는 대기업을 다녔다. 고인력을 단기 계약할 때는 최저시급 개념 없이 능력에 맞게 지급하면 된다"면서 "빵집 같은 단순 노동력이 필요한 경우는 다르다. 학력도 필요 없는데 왜 그런 많은 급여를 줘야 하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강씨는 평소 혼자 일을 하다가 바쁜 점심시간에만 잠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 중이다. "처지가 뒤바뀐 셈"이라고 답답해하는 그의 표정에서 답답함이 묻어났다.
최씨 역시 "문재인 정부 이후 최저임금이 오르고 나서부터는 계속 부담"이라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했으면 좋겠지만 동결될 리가 없다"며 비관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이모씨는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지만 최저시급은 제발 건드리지 않길 바란다"면서 간절함을 내비쳤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세는 지난해 10월부터 반년째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 '2025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만9000명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은 2만8000명 증가했다. 직원을 내보내고 홀로 일하기를 택한 자영업자들이 상당 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을 하는 50대 이상 소상공인 중 절반 가량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벌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자의 자영업 이동과 저임금 노동' 보고서에 따르면 1년 이상 임금근로자였다가 2022년 기준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 중 58.8%는 50세 이상 고령자로, 평균 48.8%는 월 소득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83.4%는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님이었다.
증가하는 인건비를 못 버티고 결국 폐업에 이르는 소상공인도 여럿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년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폐업을 선택한 이유 중 '수익성 악화, 매출 부진'(86.7%)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수익성 악화 및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는 내수부진에 따른 고객감소(52.2%) 다음으로 '인건비 상승'(49.4%)을 꼽은 응답이 많았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폐업한 사업자는 98만6000명으로 2006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jude@newsis.com, 575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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