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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권 여당은 민생에 무한대 책임을 져야 한다

등록 2022.07.11 19: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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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권 여당은 민생에 무한대 책임을 져야 한다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위기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국민의힘 책임을 어디에도 전가할 수 없다. 집권 여당의 책임은 무한대다"

11일 두시간 가량 늦은 오후까지 진행된 의원총회 끝에 채택된 국민의힘 결의문의 한 구절이다. 당내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내리면서, 지도부는 당내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으로  일사불란하게 '포스트 이준석' 체제 정비에 나섰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이날 초선·재선·중진 의원 릴레이 모임과 의원총회를 거쳐 권성동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이어가기로 중지를 모았다.

여권에서는 '이준석 지우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당 대표의 당원권 정지 적용 시점과 관련한 당헌·당규 해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임시 전당대회 여부 등을 놓고 친윤(親尹) 그룹 내에서도 분화 조짐이 보이나 싶었으나, 떨어지는 당 지지율과 산적한 민생현안을 감안해 당내 갈등을 임시 봉합한 모양새다.

그러나 결의문 문구가 힘을 가지려면 지난 집권 여당의 모습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추진에 최선을 다해 함께 하겠다'고 다짐한 여당은 지방선거 승리 이후 이권 다툼에 매몰되고 말았다. 언론에는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뒷받침하는 여당의 모습보다는 이 대표와 '윤핵관'의 SNS 설전, 익명으로 점철된 '윤핵관' 인터뷰, 최고위 파행 등 당 내전이 더 많이 등장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의 연승을 잡은 집권 여당의 모습으로 보기 어려웠다. 계속되는 집안싸움에 당원들은 불안하고 국민은 피로감만 느낄 뿐이다.

또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 경제 위기 속에서 민생 입법과 정책 뒷받침은 뒷전이었다. 온갖 특위와 태스크포스는 티슈 뽑듯 만들어지지만 정작 여야가 힘을 합쳐 민생 입법에 나서야 할 국회가 장기 휴업 중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한 달 넘게 상임위 배분 협상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상대 당에 원 구성 지연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쁘다. 국민이 보이지 않는 여의도에서 '책임정치'라는 말은 무색하기만 하다.

이에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심상치 않다.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지지도는 지난 한 달 동안 49.8%(6월 첫째 주)에서 40.9%(7월 둘째 주)로 약 10%포인트 빠졌다. 급기야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자리를 내어주기까지 했다. 이 대표의 중징계 사태를 계기로 내홍을 겪는 당내 모습인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화에 대한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쥔 이준석 신임 당 대표의 당선 수락 연설 중 마지막 부분이다. '헌정사 최초 30대·0선의 당수' 당시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기대와 우려를 빗대어 표현했다. 이 문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 국민과 당원의 불안한 눈은 새롭게 추인된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 하 집권여당으로 향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두달이다. 집권여당의 책임은 무한하다고 선포한 만큼, 이권 다툼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민생을 챙기는 집권여당의 모습을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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