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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평균 전셋값 10억 아래로..."고금리·입주폭탄에 장사 없네"

등록 2023.03.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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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전세 대신 월세 선호…매물 적체↑

강남권 올해 입주 물량 전년 대비 4배 증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63아트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2022.12.2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63아트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2022.1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세 손님이 워낙 없다 보니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전세 계약이 체결돼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레미안블레스티지’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입자가 나가겠다고 통보해 급하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집주인들이 시베보다 저렴하게 전세를 내놓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셋값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많아 앞으로 전셋값이 더 떨어질 것 같다"며 "2년 전 시세대로 전세 계약을 맺은 집주인은 기존 세입자와 계약 갱신을 위해 최소 3억원 이상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통하는 강남의 전셋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고금리 기조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최고가 대비 수억원 떨어진 전세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강남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0억원 밑으로 하락하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전용면적 84㎡)는 지난 2일 1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5월 기록한 최고가 22억원 대비 9억5000만원 하락했다. 또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는 지난 2021년 12월 최고가 21억8000만원 대비 7억6000만원 떨어전 14억2000만원에 지난달 전세 거래됐다.

강남권에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10억원 밑으로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9억7180만원으로, 전달(10억1788만원) 대비 4608만원(4.5%)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최고점(11억6855만원)에 비해서는 1억9674만원(16.8%) 떨어졌다. 앞서 서초구도 지난 1월 9억8940만원으로, 10억원 밑으로 떨어진 뒤 2월에도 9억6084만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봄 이사철 갈아타기 수요 등으로 매물이 소화되고 있지만, 대단지 아파트 입주 예정돼 있다 보니 전셋값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남에서만 올해 1만3000여 가구가 공급 예정으로 지난해 입주 물량에 비해 4배 가량 많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에는 총 38개 단지, 3만3338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0년 5만6784가구에서 매년 줄어 지난해 3만 가구대로 감소했다. 다만 올해 입주 물량 중 27%는 강남권에 집중됐다. 지난달 말 3000여가구에 달하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를 시작으로, 8월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가 입주하고, 11월에는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 등 순차적으로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 50%가 무너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1.2%로, 지난해 11월(53.9%)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역별로 강남구 전세가율이 42.5%로, 서울 25개 구(邱)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용산구(43.2%), 송파구(45.3%), 서초구(45.9%) 등 인기 지역 전세가율도 절반 이하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로 전세 수요가 대거 월세로 전환되고,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강남권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입주 물량이 많은 강남권에서 전셋값 하락세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입주 예정 단지의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인근 단지들의 전셋값도 하락하는 도미노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 아파트의 입주 물량이 연달아 예정돼 있기 때문에 전셋값 하락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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