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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독으로 인구통계학적 위기"…韓근로시간 논란, 美외신도 주목

등록 2023.03.23 18: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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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BC, "코로나 이후 세계적 흐름과 비슷하다"

"韓, OECD 평균 근로시간 1위…초과근무 만연"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복지·노동 현장 종사자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23.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복지·노동 현장 종사자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구동완 기자 = '주 최대 69시간 근로 시간'을 골자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개편안 추진과 관련해 한국내에서 일고 있는 근로시간 논란을 미 NBC 방송 등 외신이 조명하고 나섰다.

미국 NBC방송은 22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나라 중 하나인 한국에서 주당 근로 시간 상한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자는 제안이 젊은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제안이)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에 대한 격렬한 세대 간 논쟁을 촉발했다"며 이런 사회적 논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흐름과 비슷한 양상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조용한 퇴사'(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만 일하고 초과근무를 거부하는 노동 방식)와 '대퇴사'(코로나19를 거치며 자발적 퇴직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 등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퇴직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연금 개혁안을 발표해 이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매체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일을 짧게 하거나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많은 노동자들이 임금 노동에 의해 지배되는 이전의 삶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재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특히 과로에 대한 우려가 극심하다며 그 이유로 과거 한국전쟁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에 의한 장시간 노동과 높은 교육 기대치가 악명 높은 일중독(워커홀릭)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 근로자의 연평균 실제 근무 시간은 1915시간으로 5위를 기록했다. 미국 근로자는 연평균 1791시간을 일하고 프랑스와 독일 근로자는 각각 1490시간과 1349시간을 일한다.

그러면서 한국의 근로자들에게 초과근무가 보편화돼있고 퇴근 후 회식과 술자리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며, 업무를 끝내도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지 못해 눈치를 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긴 근무 시간이 이른바 '낮잠 카페'의 성행과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일중독 문화로 인해 OECD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10만 명당 26명꼴)과 0.78로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을 기록하고 있어 인구통계학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5100만 인구의 약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20~30대 MZ세대의 반발로 윤석열 정부가 주 최장 근로 시간을 60시간 미만으로 수정하며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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