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육상, 박태건 있다···장재근 넘어선 200m 최강자
박태건, 10일 진천선수촌
낯선 이름 탓에 ‘빼어난 신예’의 등장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박태건은 200m에 주력하기 전까지 400m 국내 최강자였다. 지난해 11월까지 그의 이름은 박태건이 아닌 박봉고였다.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박태건은 “이름을 두고 놀리는 분들이 많았다. ‘박봉고 말고 박페라리라고 지었으면 더 잘 달렸을 것’이라는 댓글도 봤다. 큰 대회를 앞둔 지금 바꾸지 못한다면 영영 못 바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개명한 박태건은 제7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무섭게 질주했다. 아무 생각없이 앞만 보고 달린 후 전광판을 보니 20초40이라는 숫자가 찍혀있었다. 장재근의 기록인 20초41을 0.01초 앞당긴 것이다.
박태건은 “코어근육을 강화했고 마지막까지 상체의 흔들림이 없도록 노력했다. 턱에 힘을 주는 것에도 신경을 썼다. 그래서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태건, 6월28일 정선종합경기장
“과거 사례를 보면 19초9대를 뛰던 선수도 아시안게임에서는 20초4대로 금메달을 땄다”는 박태건은 “외국 대회 경험도 많이 쌓였고, 더 안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한 적도 많다. 더 좋은 기록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내건 아시안게임 금메달 가능 기록은 20초20대다. 박태건은 “이 숫자가 전광판에 내 이름과 같이 있는 상상을 많이 한다”면서 “150m 이후 힘들이지 않고 빠르게 달리는데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마음에 담아둔 승부처를 공개했다.
장재근은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박태건에게 “지금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정진해 한국 육상을 이끌어 달라”고 격려했다. 박태건은 올 여름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한국 육상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뛰고 또 뛸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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