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피언이 된 67세 美의사…"어린 환자들의 롤모델 될 것"[패럴림픽]
미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으로 베이징패럴림픽 참가
미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파멜라 윌슨. (사진 = USA휠체어컬링대표팀)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뉴시스]패럴림픽공동취재단 =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아동병원 의사로 일하고 있는 '휠체어컬링 국가대표' 파멜라 윌슨(67)은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출국을 하루 앞두고 뭉클한 순간을 맞았다.
출전 준비로 마음이 바쁜 그녀의 진료실에 깜짝 손님들이 찾아왔다. 세살배기 장애인 환자와 그의 가족들이 일제히 '팀 USA 파이팅!(GO! TEAM USA)'을 새긴 티셔츠를 맞춰 입고 한목소리로 응원 메시지를 외치는 순간 그녀는 "심장이 녹아내리는 듯한 감동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1955년생인 윌슨은 2022년 베이징패럴림픽 미국컬링대표팀의 '리드'다. 67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휠체어컬링 국대로 나선 그녀의 도전은 뜻깊다. "금메달을 따서 어린 장애인 환자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는 것"이 목표다.
윌슨은 8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팀 USA' 응원셔츠를 맞춰 입고 온 어린 환자 가족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녀가 일하는 콜로라도아동병원(Children's Hospital Colorado)의 복도 곳곳에도 '닥터 팜, 파이팅!' '금메달 따서 돌아오는 모습 보고 싶어요' 등 '국대 의사'의 선전을 응원하는 격문이 빼곡히 들어찼다.
콜로라도대 메디컬스쿨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동문 의사'의 국가대표 승선을 축하했다.
윌슨은 장애아동들을 담당하는 재활전문의다. 스물네살 되던 1979년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후 의대(메디컬스쿨)에 진학해 의사의 꿈을 이뤘다.
그는 자신의 장애가 더 좋은 의사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나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겪어왔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내 장애는 그들이 겪은 일을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윌슨은 "나는 그들의 입장에서 일해왔고, 그들이 하는 일을 함께 겪으며 살아왔다. 또 이런 모습은 우리 가족들과 아이들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했다.
윌슨의 꿈은 자신을 찾는 어린 환자들의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윌슨은 "만약 아이들이 내가 장애를 통해 걸어온 길을 본다면, 사고로 장애인이 된 후 의대에 진학하고, 아이도 낳고, 이제 패럴림피언까지 된 모습을 본다면 그것만으로도 모든 이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는 일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어 "바라보는 것,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아이들이 진료실에 들어와 '팸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사고 전 육상, 수영 선수로 활약했고 팬아메리칸게임(아메리카대륙간경기)에 출전할 만큼 재능을 갖춘 스포츠우먼이었다.
2012년 덴버휠체어컬링 클럽에서 드로샷을 시작한 지 10년만에 패럴림픽 출전의 꿈을 이룬 그녀는 매주 5~6회 피나는 훈련을 이어왔다.
윌슨은 "패럴림픽에 도전한다는 건 내게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면서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 엄청난 훈련과 준비를 해야하는 것처럼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똑같이 어마어마한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휠체어컬링의 가장 좋은 점으로 '공동체 정신'을 꼽은 윌슨은 "어느 팀에 가든 모든 이들이 반겨준다. 모든 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해준다. 팀 스포츠인 만큼 컬링인들만의 끈끈한 동료애, 동지애 같은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도 세월도 잊은 '불굴의 의사' 윌슨의 미국은 10일 오후 3시35분(한국시각) 대한민국 '팀 장윤정 고백'과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미국은 5일 슬로바키아(3-9 패배), 영국(6-10 패배)에게 2연패 한 후 에스토니아에 첫승(9-6 승리)을 거뒀다.
캐나다에 4-7로 패한 후 강호 노르웨이를 6-5로 잡았고, 홈팀 중국에 2-10으로 완패했다.
11개국이 출전한 휠체어컬링은 총 10경기씩을 치른다. 2승3패를 기록중인 미국 역시 한국 '팀 장윤정고백'과 마찬가지로 4강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매 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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