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재는 전자피부 나올까"…신개념 3D 프린팅 기술 개발
전방위 3D 프린팅 가능…복잡한 3차원 회로 더 튼튼하게 구현
소프트 전도성 신소재, 소프트로봇·헬스케어 등서 활용도 높아
[서울=뉴시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 정승준 박사 연구팀이 신개념 전방위 프린팅 공정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 맞춤형 '자유 형상 스킨 일렉트로닉스'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KIST 제공)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 정승준 박사 연구팀이 신개념 전방위 프린팅 공정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 맞춤형 '자유 형상 스킨 일렉트로닉스'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과 KIST 주요사업, 세종과학펠로우쉽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Nature Electronics, IF 33.255)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제약 없이 공중에서도 3D 프린팅 가능해져…전자피부용 복잡한 3D 회로 더 쉽게 구현
이처럼 사람 피부에 부착하는 스킨 일렉트로닉스는 사용자 신체와 사용 목적에 맞는 자유형상 디자인과 맞춤형 공정이 요구된다. 그만큼 높은 집적도를 위해 복잡한 3차원 회로를 구현해야만 한다.
하지만 기존의 반도체 공정이나 3D 프린팅 기술에는 다양한 곡면을 가지는 신체에 맞춰 자유롭게 변형 가능한 회로를 제작하는데 한계가 분명했다. 기존 3D 프린팅 기술은 아래에서부터 한층씩 쌓아가는 방법을 활용했기에 하부지지층이 반드시 필요하고, 두께·방향 등에 프린팅 자유도가 낮았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Nature Electronics, IF 33.255)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사용자 맞춤형 '자유 형상 스킨 일렉트로닉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연구팀은 스킨 일렉트로닉스의 핵심 소재인 소프트 전도체를 3차원으로 직접 그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기계적 변형에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자유형상 스킨 일렉트로닉스를 구현해냈다.
잉크의 유화작용(한 액체와 섞이지 않는 다른 액체를 미세입자로 분산시키는 것)을 이용해 전방위로 자유로운 3D 프린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기존의 방식과 달리 하부 지지층 없이 공중에서도 인쇄가 가능하고, X·Y·Z 축을 넘어 두께·방향·각도 등을 모두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유화작용을 통한 새로운 소프트 전극 소재 잉크로 노즐이 막히는 문제 또한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유연하고 전도도 높은 신소재, 소프트로봇·헬스케어·메타버스 등 활용도 높을 듯
이번에 개발된 소프트 전도성 소재는 현재 관련 소재전문기업을 통해 양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웨어러블 및 생체 의학기기, 소프트 로봇, 프린팅 산업 분야에 활용될 경우 파급 효과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정승준 박사 또한 소프트 로봇, 웨어러블 기기,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등에서의 활용도에 집중하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금속성의 '딱딱한' 로봇에는 신소재가 활용될 소지가 적지만, 사람과 밀접한 공존지능을 갖고 사람과 같은 '말랑말랑한' 형태의 소프트 로봇의 표면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빅 히어로'에 나오는 소프트 로봇 '베이맥스'. (사진=월트디즈니)
또한 높은 유연성과 전도도로 피부에 부착하는 센서 등에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한 소재로 제작을 진행 중인데, 생체 삽입까지는 아직 어려운 단계지만 피부 표면에서는 소재 활용 가능성이 높다.
현재 혈당 측정은 손가락 끝에 직접 바늘로 피를 내는 방식 등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신소재가 적용된 전자피부가 상용화되면 어디서나 편하게 자동으로 혈당이 측정되고 휴대전화 앱 등으로 공유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메타버스(가상현실) 환경 등에서 활용 되는 센서, 컴퓨팅 디바이스 등에도 이번에 개발된 신소재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박사는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소프트 전극 소재 및 공정 기술이 기존 정형화 된 전자기기의 디자인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폼팩터를 가지는 웨어러블 기기 제작에 기여하고, 나아가 사물인터넷, 가상 증강 현실을 위한 인터페이스, 바이오 인터페이스 등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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