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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시장 도전장 던진 K-게임…성공신화 새로 쓸까[사이다IT]

등록 2023.06.18 08:00:00수정 2023.06.18 12: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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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P의 거짓', 국산 콘솔 희망으로 떠올라

연내 출시 韓콘솔 게임 다수…"매출 성장 위해 콘솔 진출 필수적"

네오위즈는 신작 ‘P의 거짓’ 데모 버전이 공개 3일 만에 전체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을 돌파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네오위즈) *재판매 및 DB 금지

네오위즈는 신작 ‘P의 거짓’ 데모 버전이 공개 3일 만에 전체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을 돌파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네오위즈)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우리나라 게임사들의 PC·콘솔 시장 진출 도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에게 콘솔 개발은 ‘맨 땅에 헤딩‘으로 불릴 정도로 어려운 도전이지만,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다수 국내 게임사들이 오랜 준비 끝에 콘솔 신작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성공신화를 쓴 국산 콘솔 게임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형 소울라이크‘ 희망으로 불리는 'P의 거짓'이 그 선봉에 섰습니다.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스튜디오가 개발한 P의 거짓이 9월19일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됩니다. 이 게임은 지난해 세계 3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P의 거짓은 유명 동화 ‘피노키오’를 잔혹 동화로 재해석한 게임입니다. 싱글 플레이 액션역할수행게임(RPG)으로, 콘솔-PC 플랫폼으로 출시됩니다. ‘엘든링’, ‘블러드 본’ 흥행작으로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며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 소울라이크 게임입니다.

지난 9일부터는 데모 버전을 모든 이용자에게 과감히 공개했고 3일 만에 전체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을 돌파했습니다. 영국과 미국의 게임 매거진 PC게이머는 "P의 거짓을 몇 시간 플레이한 후 피노키오 소울에 푹 빠졌다”고 호평했으며, 일본 최대 콘솔 게임 주간지 패미통은 "P의 거짓이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하는 소울라이크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개발진들은 완성도·최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P의 거짓으로 성공한 한국 콘솔 게임을 배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박성준 라운드8스튜디오장은 “한국게임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게임이 되겠다”라며 “자신감이기보다는 의지이자 목표다. 해외에서 좋은 성과 거둔 게임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P의 거짓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콘솔 신작 출시를 앞둔 다른 게임사들의 신작에 대한 인식 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5월 24일부터 일주일 간 신작 'TL'의 대규모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사진=TL 공식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엔씨소프트가 지난 5월 24일부터 일주일 간 신작 'TL'의 대규모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사진=TL 공식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리니지 게임 개발사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올 하반기 PC-콘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엔씨소프트의 첫 콘솔 도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내에서 약 1만명 이용자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완성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파트너사 아마존게임즈는 글로벌 이용자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TL을 시연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게임업계 맏형 넥슨도 콘솔 개발을 중요 경영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자회사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한 루트슈터 PC-콘솔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를 올 4분기 출시할 계획입니다. 8월 22월부터는 PC,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3월에는 카트라이더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모바일-PC-콘솔 풀 크로스플랫폼으로 출시한 바 있습니다.

펄어비스는 AAA급 PC-콘솔 신작 ‘붉은사막’ 개발을 하반기 완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자체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돼 업계가 학수고대하고 있는 신작입니다. 붉은사막 출시 후에는 전세계 이목을 끈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도깨비’도 콘솔-PC플랫폼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기업공개(IPO) 준비에 돌입한 유니콘 게임사 시프트업도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공개로 연내 출시할 예정입니다. 라인게임즈는 올해 유명 IP '창세기전‘을 활용한 콘솔 게임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출시하겠단 목표입니다. 게임 스타트업 엔픽셀도 오픈월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크로노 오디세이’의 트레일러 영상을 최근 공개했습니다.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됩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과거와 달리 콘솔 개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시장 진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온라인 PC게임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습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졌죠. 부분 유료화 도입으로 확률형 아이템 등 과금을 유도하는 모바일 MMORPG 중심으로 큰 매출을 일으키며 게임사들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미미했습니다. 일본, 북미 등에 비해 콘솔 보급률도 미미해 접근성이 떨어졌고 개발 비용도 만만치 않고 개발 과정도 다릅니다. 충분히 PC-모바일로 수익을 낼 수 있어 굳이 무리하게 콘솔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콘솔 게임 비중은 1.7%에 그쳤습니다.

펄어비스 신작 '붉은사막'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펄어비스 신작 '붉은사막'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 피로도는 높아졌고, 규제는 강화됐습니다.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 이용자들이 식상해지기 시작해 흥행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비슷한 게임들끼리 ‘뺏고 뺏기는’ 경쟁이 심화됐죠. 그사이 중국 게임사들이 높은 퀄리티의 게임들을 출시했고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은 한한령에 가로막혔습니다.

매출 성장이 어려워진 게임사들은 새로운 먹거리, 수익모델(BM)이 발굴이 필요해졌고, 이를 위해서는 북미·유럽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콘솔 게임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매출원을 확대하고, 가벼운 BM으로 이용자층을 넓혀 수익을 내려면 자연스럽게 PC-콘솔 크로스플랫폼이 대세가 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전세계 콘솔 게임 매출이 557억5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동안 콘솔 게임 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모바일-PC 기술력으로 성장한 국내 게임사들이 성향이 다른 북미, 유럽 중심의 콘솔 시장에서 성공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출시된 크래프톤의 호러 콘솔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북미 게임사가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보다는 다소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오랜 기간 영위했던 사업 모델을 수정하고, 게임 장르나 플랫폼을 다각화해 해외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신작을 빠르게 출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게임사들의 콘솔 진출은 도전 자체로 의미있는 행보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만약 흥행 시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몇 배에 이르기 때문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게임쇼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PC-콘솔 게임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술력은 확보했으나 스토리에 대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게 숙제"라며 "그동안 한국 게임사들이 콘솔 진출에 손을 놓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게임 생태계가 변화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콘솔로 진출할 수밖에 없어졌다. 이제 콘솔은 '놀이'에서 '휴식'의 개념으로 바뀌며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어 북미, 일본 게임과 어깨를 견주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게임들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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