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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타는 크게, 사과는 작게" 진정성 부족 대구 달서구의원 사과

등록 2020.09.09 16: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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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은 전면 부인, 물의 일으킨 점은 인정"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받은 의원들 사과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9일 오전 대구 달서구의회 제27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성순 부의장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09.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9일 오전 대구 달서구의회 제27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성순 부의장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09.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달서구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공식 사과했다.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물의를 일으킨 데에서만 인정했다. 재발 방지에 대한 개선안도 언급했지만 일부 의원은 듣기 힘들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해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대구 달서구의회는 9일 제27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4월과 6월 추가경정 예산안과 2019년 회계연도 결산안을 심의했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배지훈·김정윤 의원과 전반기 부의장을 맡았던 이성순 부의장은 업무추진비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의혹을 산 안대국 의원은 카드 영수증 제출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을 소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앞서 임시회 본회의가 시작된 지난 4일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동료의원들에게 한 차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회날(9일) 오전 공식 사과하기로 의장단 회의에서 뜻을 모았다.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을 받은 배지훈 의원이 본회의 신상 발언을 통해 가장 먼저 사과했다.

배 의원은 "최근 시민단체와 언론에 보도된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 사소한 규정이더라도 세심하게 살펴 내규대로 (업무추진비를)쓰도록 하겠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잠시 정회하던 중 의원들 간 이견으로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사과에 이은 책임 여부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일부 의원들은 위원회가 아닌 개별 의원이 지목이 된 데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회의가 다시 재개되고 김정윤 의원과 이성순 의원이 차례로 사과했다.

김 의원은 "비상임으로 열흘 정도 운영하는 예결위는 의원별로 돌아가면서 위원장을 맡는 구조로 직위 자체 권한이 거의 없다. 회의비를 공동 집행하는 형태다. 위원장이 단독으로 집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선결제 절차와 관련해서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 당시 정부지침이었지만 주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사죄를 하지만 사적으로 유용하지는 않았다"며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전반기 부의장을 맡았던 이성순 의원은 "변명은 하지 않겠다. 의회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구민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다소 짧게 말했다.

이 의원의 사과 발언은 회의장 안에 있던 동료 의원들에게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여서 장내가 잠시 술렁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과거 스피치 강사로 지낸 경력을 갖고 있다.

모 의원은 "문제가 불거진 데에 대해 사과하러 나온 자리에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하는 태도가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용기내서 나왔겠지만 아쉬운 부분이다"고 씁쓸해했다.

앞서 이들 의원들의 업무추진비 유용과 관련해 대구의 한 시민단체는 이를 강하게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이 업무추진비를 쌈짓돈처럼 유용한 의혹을 사고 있음에도 후반기를 이끄는 윤권근 의장이 이들을 윤리위원회에 회부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윤권근 의장 사퇴를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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