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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교과서, 10개월 만에 개발 가능할까"…고민 깊은 발행사들

등록 2023.07.07 06:00:00수정 2023.07.07 07: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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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S, AI 디지털교과서 쟁점 분석 보고서 기획

교육부, 이달 가이드 제시…개발은 내년 5월까지

발행사들 "서책 교과서 개발하기도 빠듯한 기간"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06.0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06.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교육부가 2025년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초중고 일부 수업에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개발 가이드라인조차 제시되지 않아 발행사들이 고민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7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안성훈 경인교대 교수와 차현진 순천향대 교수에 의뢰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위한 쟁점 분석 및 개발 전략' 이슈리포트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집필진은 지난 2~4월 조사한 디지털교과서 발행사 13곳 모두 "개발 일정이 무리가 있어, 양질의 AI 디지털교과서를 출시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발행사들이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태에서 일정만 발표돼 매우 난색을 표했으며, 2022 개정 교육과정 변화에 맞춰 양질의 서책형 교과서를 개발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AI 디지털교과서까지 동시에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도 토로했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교육부는 지난달 8일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한 후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다. 2025년 적용할 교과목을 기준으로, 오는 8월 국·검정 구분고시와 검정 실시계획을 공고한다. 제작 가이드라인도 8월 함께 발표한다.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은 이후 내년 5월까지 9개월 남짓 기간 동안 개발을 마쳐야 한다. (자료=교육부 제공). 2023.06.08.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교육부는 지난달 8일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한 후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다. 2025년 적용할 교과목을 기준으로, 오는 8월 국·검정 구분고시와 검정 실시계획을 공고한다. 제작 가이드라인도 8월 함께 발표한다.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은 이후 내년 5월까지 9개월 남짓 기간 동안 개발을 마쳐야 한다. (자료=교육부 제공). 2023.06.08. [email protected]


교육부가 추진 중인 AI 디지털교과서는 PDF 파일화에 그친 기존 디지털교과서와 달리 'AI 튜터링'을 통한 학생별 수준 진단과 취약 부분에 대한 보충 학습까지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런데 교과서 발행사들은 에듀테크 기업들에 비해 AI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집필진 조사에 따르면 13개 디지털교과서 발행사 중 AI 디지털교과서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지능형·맞춤형 AI 서비스를 보유한 발행사는 2~3개 대형 발행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기간으로 약 10개월만 설정했다. 이달 AI 디지털교과서 가이드라인 발표부터 내년 6월 검정심사 전까지를 따진 기간이다. 발행사들로부터 개발 기간이 부족하다는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집필진은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해, 교과 내용에 전문성을 가진 발행사와 AI 서비스의 전문성을 가진 에듀테크 기업 간의 협업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정부에서 고려하고 있는 기간과 일정에 (맞춰) 안정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관련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구조화된 방법과 구체적인 가이드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행사는 AI 디지털교과서의 모델이 어떻게 동작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모델이나 우수 샘플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다"며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개념과 함께 샘플 또는 구체적인 개발 가이드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계자가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 발표에 앞서 서비스 중인 AI 똑똑 수학탐험대 시험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2023.06.0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계자가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 발표에 앞서 서비스 중인 AI 똑똑 수학탐험대 시험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2023.06.08. [email protected]


발행사들의 고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특히 AI 디지털교과서의 핵심인 AI 튜터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발행사들은 집필진에게 "초등 저학년 대상 의사소통법과 고등학생 대상 의사소통법이 다른데, AI 튜터가 학생들의 수준별·학교급별 차이를 인지해 적절하게 차별화된 소통이 가능할지 등 문제점"을 지적했다. 도입 초기에는 학생 수준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튜터링 정확도가 낮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집필진은 "AI 서비스 초기에는 축적된 데이터가 많지 않아 학습 내용 추천 및 질의응답에 대한 신뢰성이 낮을 수 있다"며 "AI 디지털교과서의 공통부분에 대한 학습용 데이터 셋을 개발해 발행사에 보급하고 도입 전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최소한의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AI 디지털교과서가 '교과서'라는 지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서책형 교과서와 어떻게 연계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발행사별로 독자적인 플랫폼을 운영할 경우 공통적인 UI·UX(사용자 환경·경험)를 제공하지 않으면 교사 및 학생들이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고도 내다봤다.

집필진은 "발행사별로 개발되는 AI 디지털교과서의 학생·교사 사용 편의를 위해 일부 사용형식에 대한 공통기준과 통합인증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을 개선해 AI 디지털교과서는 서책형 교과서와 법적 성격을 분리하고 독자적인 지위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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