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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 건너뛴 극심한 가뭄에 멕시코시티 제한급수 시작

등록 2023.10.22 10:17:47수정 2023.10.22 10: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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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관광지였던 비야 빅토리아호 저수량 바닥나

올해 엘니뇨 현상으로 가뭄 더 극심.. 악순환 계속

[멕시코시티= AP/뉴시스] = 바닥이 드러난 멕시코의 비야 빅토리아 호 저수지 일대. 이 곳은 거의 1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우기에도 비가 내리지 않아 올겨울 수도권의 급수 제한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2023. 10.22.

[멕시코시티= AP/뉴시스]  = 바닥이 드러난 멕시코의 비야 빅토리아 호 저수지 일대. 이 곳은 거의 1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우기에도 비가 내리지 않아 올겨울 수도권의 급수 제한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2023. 10.22. 

[멕시코시티=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멕시코의 가뭄이 극심해 지면서 평년 같으면 배들이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을 비야 빅토리아 저수지에는 10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땡볕 아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호수 바닥에 있어야 할 물건들이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 지면서 드러난 것이다.

10년 전 조부의 농장을 물려 받아 이사했다는 수의사 가브리엘 베하라노는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저수지 댐의 가장 자리에서 100m쯤 떨어진 곳의 철책을 가리키며 "원래 물이 이 정도 높이까지 올라와 있어야 정상이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쪽으로 125km거리에 있는 수도 멕시코 시티는 평소 저수량의 3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비야 빅토리아 호수와 다른 2 곳의 저수지가 모두 사상 최저의 수위를 기록하는 바람에 2000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에게 공급할 물 부족을 겪고 있다.

더 곤란한 것은 멕시코의 우기가 이미 끝나서 실제로 저수지에 물이 더 담수될 시기는 내년 이후라는 점이다.  멕시코 물관리위원회는 이 때문에 17일 회의를 열고 수도국의 쿠차말라 시스템의 공급 수량 8%를 확보하기 위해 멕시코 시티와 툴루카 같은 대도시에 겨울 동안 급수 제한을 실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멕시코 시티는 물 수요량의 4분의 1 이상을 저수지들로부터 공급 받는다.  나머지는 멕시코 계곡의 점점 메말라가는 지하 대수층에서 충당한다.  하지만 자기 우물과 지하수를 갖고 있지 않은 대부분의 주거지는 저수지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물부족을 가장 먼저, 가장 심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현재 멕시코 전국의 75%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국립기상청의 최신 통계는 밝히고 있다.  특히 중부와 북부의 가뭄은 "극도의 가뭄" 수준이며  두랑고 주와 산루이스 포토새 주의 가뭄은 "예외적인 수준"에 달한다.

이 때문에 멕시코 정부는 여름 내내 두랑고 주에 긴급 급수차량을 파견했고 다른 한발 지역 주들에도 4000만 리터의 물을 공급해야 했다. 
 
'죽은 자의 날' 민속 행사로 유명한 서부 미초아칸주도 가뭄으로 수위가 내려간 파추아로 호수 부근의 뱃놀이와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몇 해동안 멕시코 시티는 우기가 되돌아오기 전에 물부족을 겪는 일이 이미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비야 빅토리아 호수가 평소 저수량의 3분의 1로 졸아든 것은 이 도시의 30년 만의 가뭄을 상징한다.

그런 상황은 올해 엘니뇨 현상으로 멕시코만 지역에 기류가 정체하면서 더욱  파괴적이 되었다고 바하 캘리포니아주 엔시타나 과학연구소의 대양 기상학자 테레사 카바소스는 AP 통신에게 말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멕시코의 말라 붙은 저수지 비야 빅토리아 호수에 작은 보트 한척이 진흙 바닥 위에 올려져 있다. 멕시코는 전국적으로 올 여름 심한 한발을 겪고 우기가 그냥 지나갔으며 물부족으로 멕시코시티는 겨울 동안 급수 제한을 실시하기로 했다. 2023. 10.22.

[멕시코시티=AP/뉴시스] 멕시코의 말라 붙은 저수지 비야 빅토리아 호수에 작은 보트 한척이 진흙 바닥 위에 올려져 있다. 멕시코는 전국적으로 올 여름 심한 한발을 겪고 우기가 그냥 지나갔으며 물부족으로 멕시코시티는 겨울 동안 급수 제한을 실시하기로 했다. 2023. 10.22.

여름철 한발이 기후변화와 온난화 때문 만은 아니지만 멕시코 국립자치대의 기상학교수 데이비드 애담스는 지구온난화와나란히 일어나고 있는 변화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홍수는 홍수대로 심해지고  건조한 한발은 한발 대로 더  심해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 기후변화는 엘니뇨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결국 연쇄적으로 양쪽이 다 악화된다고 한다. 

멕시코의 우기는 이미 지나갔고 11월과 12월의 강수량은 여름 철에 비해서 10분의 1도 안돼 주민들에 대한 급수 제한 등 더 큰 고통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처럼 한발이 심한 시즌에는 멕시코 시티의 악명 높은 수도관 누수를 하루 빨리 막아야 한다.  국립자치대학이 2018년 발표한 누수 량은 1초 당 무려 2만1500리터에 달하고 있다. 

현재 대선후보로 나선 샤인바움 시장은 시장 재임시 이 누수현상을 고치려고 애썼지만 진행은 너무도 느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래 물부족 국가가 아니었던 멕시코가 지금 상황에 처한 것은 "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물구하기가 까다로운 나라"의 물관련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데도 거기에 투입할 자금이 전혀 없었던 것도 원인의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멕시코 시티의 마지막 물 공급원인 막달레나 강을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러려면 수원지에서부터 흘러내리는 강 전체의 극심한 수질 오염과 우선 싸워서 이를 척결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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