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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크래프톤 '다크앤다커 모바일' 해봤더니…"원작과 똑같네”

등록 2023.11.12 17:00:00수정 2023.11.12 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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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탐험이 합쳐진 던전 탈출 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 원작 핵심 게임성 최대한 계승"

넷마블 출신 안준석 PD가 개발 총괄…"배그 모바일 잇는 성공 목표"

다크앤다커 모바일 스크린샷(사진=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다크앤다커 모바일 스크린샷(사진=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세간의 화제 게임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베일을 벗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크래프톤 자회사 블루홀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Extraction RPG)이다. 배틀로얄 장르의 ‘생존’과 던전크롤러 장르의 ‘탐험’, 그리고 RPG의 특징 요소 등을 융합한 것이 특징이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원작 다크앤다커를 개발한 아이언메이스가 넥슨 미출시 프로젝트 P3를 무단으로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넥슨은 아이언메이스 설립자 A씨 등이 넥슨을 퇴사하면서 P3 데이터를 무단으로 유출했다며 지난 2021년 경찰에 A씨 등을 고소했다. 이어 수원지법에 '다크앤다커' 서비스를 막아 달라는 취지의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수원지법은 심리를 종결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 않았다.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지만 크래프톤은 지난 8월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이달에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공개하며 '다크앤다커'의 이름(상표권)을 사용했으나 이름 외에는 원작 어셋을 사용하지 않고 블루홀스튜디오가 모든 요소를 100%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 이 게임을 오는 16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 출품하고,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에셋은 자체 개발했지만 크래프톤은 이 게임이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원작과 얼마나 닮았을까. 크래프톤이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건물에서 개최한 미디어 시연회를 통해 직접 게임을 체험해봤다.

던전 탈출해야 생존…사망 시 전리품 모두 잃어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화려한 판타지가 아닌 현실과 가까운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영웅담이 아닌 현실 세계 일원으로서 모험을 하게 하는 중세 로우 판타지를 구현했다. 직업은 파이터, 바바리안, 로그, 클레릭 등 다양한 스킬을 가진 5가지 직업 중 선택할 수 있다. 기자는 ’바바리안‘을 택했다. 바바리안은 도끼를 활용해 공격이 가능하다.

게임은 1인칭 시점으로 던전에 진입하고, 다양한 지형의 좁고 어두컴컴한 던전을 탐험하며 보물을 찾는 데 집중했다. 게임의 이름처럼 어두운 미로와 같은 던전 속에서 횃불을 사용해 주변을 밝힐 수도 있다. 여기저기서 맞닥뜨리는 몬스터들을 물리치면 상호작용을 통해 보물을 얻을 수 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PvE(이용자와 몬스터 간 전투)와 동시에 PvP(이용자 간 전투)를 즐길 수 있으며 어둠 속에서 몬스터를 물리치면서 이용자들과 전투도 펼쳐야하는 특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전투 방식은 논타겟팅이다. 거리를 조절하면서 공격과 방어를 주고 받는 것이 핵심이며, 적의 공격 궤적에 방패가 정확히 닿아야만 방어할 수 있었다. 적의 머리를 맞추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한 두 번의 공격으로 처치가 가능했다.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으나 모바일 기기 사양 때문인지 다소 버벅거리는 느낌은 아쉬웠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던전 플레이 캡쳐(사진=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다크앤다커 모바일 던전 플레이 캡쳐(사진=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템은 죽은 적이나 던전 탐험을 통해 발견한 보물상자에서 획득할 수 있다. 다크앤다커에서 아이템이 중요한 이유는 던전에서 얻은 아이템을 갖고 탈출해야만 보상을 얻을 수 있어서다. 탈출에 성공하지 못하고 던전에서 사망하면 모든 소지품을 잃는다. 전투보다는 빠른 탈출이 목표다.

기자가 체험한 빌드에는 구현되지 않았지만 다크앤다커 모바일 정식 출시 버전에는 파티를 구성해 다른 이용자들과 협동 플레이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개발진은 다양한 직업을 만들어 파티 플레이 여러 형태로 만들 수 있도록 파티 플레이가 재밌는 게임성을 추구하고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실시간으로 크기와 위치가 변화하는 자기장(다크스웜)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장이 좁혀오는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던전의 아이템을 획득하고 몬스터-플레이어를 처치해야 하며 탈출 포탈을 찾아 던전에서 탈출하는 게 이 게임의 핵심이다. 멀리 떨어져 있던 이용자들도 자기장이 좁아질수록 결국 포탈 주변으로 모이게 되고, 탈출을 목표로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자기장 스크린샷(사진=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다크앤다커 모바일 자기장 스크린샷(사진=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원작 IP 최대한 극대화"…내년 상반기 출시 목표, 서구권 정조준

이처럼 '자기장'과 탈출 포탈을 엮은 것은 배틀로얄의 ‘생존’과 익스트랙션 RPG의 ‘탈출’을 융합한 것이다. 원작 다크앤다커가 서구권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다크앤다커를 모방한 '다크', '그리드 이즈 굿' 등 유사 게임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개발을 총괄한 블루홀스튜디오의 안준석 PD는 "다크앤다커를 따라하는 유사 모방작이 상당히 많다. 실제 완성도는 떨어지는 게 사실이나 유수의 큰 회사에서 잘 만들고 경쟁제품을 만들고 있다"라며 "앞으로 이 장르에 대한 대형 회사들의 출품이 예정돼 있고 이 장르의 대명사가 된 원작 IP를 크래프톤이 확보하고 있다. 원작 IP를 극대화해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준석 PD는 넷마블넥서스에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개발한 개발자로, 최근 블루홀스튜디오로 행적을 옮겼다. 그는 2001년 웹젠 ‘뮤 온라인’ 개발을 시작으로 게임계에 입문했고 이후 넥슨, 네이버, 골프존을 거치면서 게임 개발 역량을 키워온 인물이다.

실제 기자가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직접 체험한 결과 원작의 모바일 버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PvP와 PvE와 결합, 포탈 발견 시 던전 탈출, 1인칭 시점, 협동 플레이, 사망 시 모든 전리품을 잃는 점 등 게임성이 원작과 같다. 크래프톤이 원작의 이름만 사용했다고 강조했지만, 원작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엿보였다.

안준석 PD는 "원작 IP를 극대화해서 사용할 예정"이라며 "IP 가치를 존중하면서 모바일화할 때 최대한 모바일에서 다크앤다커 느낌이 나는 방식으로 제작 중이다. 에셋은 블루홀스튜디오가 자체 제작하지만, 게임성 느낌이 나기 위해 집중해서 핵심 게임성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개발 총괄 블루홀스튜디오의 안준석 PD(사진=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다크앤다커 모바일 개발 총괄 블루홀스튜디오의 안준석 PD(사진=크래프톤) *재판매 및 DB 금지



회사는 다크앤다커가 서구권 등 글로벌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만큼 이 게임을 제2의 배틀그라운드로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안 PD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크래프톤의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Scale-up the Creative)’ 일환"이라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잇는 성공을 만들기 위해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게임성, 제작 역량, IP의 힘을 활용해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만들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지스타 부스에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대를 마련하며 이용자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시연 및 퀴즈쇼에 참여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도 제공한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원작이 인기를 끌었던 서구권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진행 중인 가처분 소송 결과가 다크앤다커 모바일 출시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사법적 판단을 지켜보고 운영방안을 합리적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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