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보' 사라진다…1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KT, 내달 15일 '115 전보' 서비스 폐지
1885년 한성전보총국서 시작…긴급 소식통으로 1960년대 이후 한때 인기
휴대폰 대중화 등 통신환경 변화로 전보 이용량 급감
[서울=뉴시스] KT가 12월 15일부로 전보 서비스를 종료한다. (사진=KT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윤정민 기자 = 과거 위급한 소식을 알릴 때나 축하할 때 애용했던 통신수단인 전보(電報)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유선전화에 이어 스마트폰 대중화로 더 이상 전보 서비스를 찾는 이용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14일 KT에 따르면 ‘115 전보’ 서비스가 다음달 15일부로 끝난다. KT 관계자는 “휴대폰이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전화는 물론 문자, 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다”며 “통신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전보 이용량이 급격히 줄어 전보 서비스를 끝내게 됐다"고 말했다.
전보는 1885년 9월28일 한성과 인천간에 최초의 전신시설이 개통되면서 시작됐다. 운영은 한성전보총국이 담당했다. 우리나라 통신 역사의 출발점이다. 이후 한성~신의주, 한성~부산, 한성~원산 간 전국망이 잇따라 건설됐다. 전보의 등장은 고려시대부터 사용하던 봉수, 파발제도를 폐지하는 근간이 됐다.
1905년 한일통신협정 체결 이후 40년간 통신주권을 잃었고, 광복 이후에는 6·25 전쟁을 겪으면서 통신 시설이 상당수 파괴됐다. 1960년 경제 발전기에 접어들면서 통신산업이 본격 성장했다. 이로 인해 전보도 활발하게 이용됐다.
정해진 글자수까지는 기본료, 이후부터는 추가 금액이 붙어 최대한 말을 줄이는 게 중요했다. ‘축승진’ ‘기쾌유’ ‘부친위독’과 같은 축약어가 사용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이용요금은 전화·팩스·이메일로 보낼 경우 2750원부터(50자·기본료 1100원+배달료 1650원)이다.
초기 전보 업무는 당시 정부기관이 맡다가 KT가 관련 통신 업무를 들고 민영화되면서 전보 서비스를 이어갔다.
시간이 갈수록 가정용 전화의 일반화에 이어 휴대폰의 대중화로 더 이상 전보의 필요성이 줄었다. 그럼에도 전보는 관공서나 기업 등이 예의를 갖춰야 할 소식을 전할 때 이용하곤 했다. KT는 단순 문자만 전달하는 게 아닌 케이크나 꽃 등 선물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서비스를 다변화 했고, 이로 인해 2013년에는 이용건수가 238만건에 이르렀다. 매출로는 60억원 규모다.
이후 전보 서비스 이용량은 계속 줄었고 결국 2018년 4월 국제전보 서비스를 먼저 종료했다. 다음달에는 국내 서비스까지 종료되면 '전보'는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KT는 대체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우체국에서 제공하는 '축하카드'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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