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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공구'·유튜브 '협찬' 없어도 돈 번다[사이다IT]

등록 2023.12.10 11:26:21수정 2023.12.11 08: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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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유료 구독·광고 수익 배분 등 크리에이터 수익모델 확대

크리에이터가 곧 경쟁력…수익원 다양화해 이용자 '락인' 노려

메타가 운영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은 지난 5일부터 국내에서 일부 자사 숏폼 ‘릴스’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유료 후원 기능 '기프트' 테스트를 시작했다.(사진=메타) *재판매 및 DB 금지

메타가 운영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은 지난 5일부터 국내에서 일부 자사 숏폼 ‘릴스’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유료 후원 기능 '기프트' 테스트를 시작했다.(사진=메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인기 유튜버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수십억원을 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로 유튜버로 꼽히는 시대입니다. 이에 “나도 한번쯤 도전해 볼까”라는 생각으로 크리에이터 전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SNS 유명 인플루언서의 경우 팔로워를 늘려 공동 구매나 협찬으로, 유튜버는 조회수와 구독자 기반의 광고 수익이나 광고 의뢰로 수익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최근에는 구독자가 보낸 후원금이나 유료 구독료 등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벌 수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전성시대가 열리자 국내외 주요 인터넷 플랫폼들이 크리에이터 수익 모델 개발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를 직접 후원하거나 유료 구독할 수 있는 기능에 이어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인기 크리에이터를 영입해 이용자들을 자사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배너, 동영상 등에 광고를 노출하는 수익모델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창작자 경제)를 잘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글로벌 SNS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플랫폼들도 크리에이터 수익화에 한창입니다.

메타가 운영하는 SNS 인스타그램은 지난 5일부터 국내에서 일부 자사 숏폼 ‘릴스’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유료 후원 기능 '기프트'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앱에서 유료 후원 아이템 ‘스타’를 구매한 뒤, 시청 중인 릴스 하단에 있는 ‘기프트 보내기’를 통해 보내면 됩니다.

이는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유사한 기능을 도입한 것인데요. 아프리카TV에 따르면 BJ들이 지난 3분기에 받은 별풍선 규모는 2000억원대로 추산되는 등 후원 기능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벌어가는 수익은 상당합니다. 이와 유사한 유튜브 ‘슈퍼챗’ 기능에 따른 유튜버 수입도 억단위입니다.

크리에이터 뿐만 아니라 플랫폼도 이에 대한 수익을 약 30% 가져가기 때문에, ‘윈윈’하는 수익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플랫폼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를 크리에이터에게 나눠주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유튜브는 지난 2월부터 자사 숏폼 '쇼츠' 사이에 광고 영상을 넣고 이에 대한 수익을 크리에이터한테 나누고 있습니다. 단, 일정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최종 광고 수익은 매달 합산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되며 액수는 동영상 조회수와 음악 라이선스 비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X(옛 트위터)도 지난 8월부터 한국 크리에이터들에게 광고 수익을 일부 배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익 배분은 유료 계정인 트위터 블루에 가입돼 있고, 결제를 위한 스트라이프 계정을 갖고 있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구독자는 500명 이상, 최근 3개월간 올린 글의 조회 수 합이 1500만회 이상이어야 합니다.

21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마르쿠스가 자신의 X 계정에 3만7050달러(약 4680만원)를 받았다고 공유하는 등 다수 크리에이터들이 많은 광고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숏폼 강자 틱톡도 지난 8월 라이브 구독을 포함한 틱톡 수익 창출 솔루션 프로덕트에 ‘크리에이티비티 프로그램 베타’라는 신규 보상 프로그램을 출시했습니다. 길이가 1분이 넘는 영상에 대해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최소 5만명의 팔로워 수와 조회수 10만회 이상 자격 요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이러한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은 향후 타 플랫폼에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5일 개최된 연말결산 기자간담회에서 "릴스 크리에이터들에게 조회수에 따라 수익금을 지급하는 형태도 내부적으로 다양하게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도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자사 숏폼 서비스 창작자 보상 프로그램을 내년 마련할 계획라고 밝힌 바 있어, 광고 수익을 배분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유료 구독도 플랫폼이 발굴한 또 하나의 크리에이터 수익 모델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5일 국내에서 유료 구독 기능을 시범 도입했습니다. 유료 구독자에게 크리에이터의 릴스, 라이브, 스토리 등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브가 일찌감치 채널 유료 멤버십 기능을 도입한 바 있죠. 특정 채널에 구독료를 지불하면 한 달간 멤버십 전용 영상, 배지, 이모티콘 등을 이용할 수 있고 매달 자동으로 결제가 됩니다.

X(옛 트위터)도 지난 2021년 ‘슈퍼 팔로우’라는 새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독점 콘텐츠를 월 구독료를 내고 받아보는 서비스입니다. 구독자가 월 2.99달러, 4.99달러, 9.99달러로 책정된 비용을 내면 크리에이터가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틱톡은 크리에이터가 프리미엄 콘텐츠를 묶어 유료로 판매할 수 있는 ‘시리즈’ 기능을 최근에 도입했습니다. 일반 틱톡 콘텐츠는 최소 15초에서 최대 10분 분량인 반면에 시리즈 콘텐츠 길이는 최대 20분까지며, 한 시리즈에 콘텐츠 80편을 담을 수 있습니다.

국내 플랫폼 네이버도 유료 구독 시험에 나섰다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유료 콘텐츠 플랫폼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가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한 이후 1년 10개월여만에 600만에 달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확보했습니다. 프리미엄콘텐츠는 창작자들의 콘텐츠를 매월 돈을 내고 구독하는 유료 플랫폼입니다.

실제 창작자들의 수익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올해 월 100만원 이상 꾸준히 콘텐츠를 판매하는 채널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콘텐츠 판매액이 1억 이상인 채널들도 수십 개에 달했다고 합니다. 전년 대비 전체 결제 건수는 2배, 거래액은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카카오도 콘텐츠 플랫폼에서 창작자 보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과 다음CIC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스토리'가 창작자 수익을 위한 '응원하기' 모델을 신규 도입했습니다. 이어 10월에는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에도 같은 모델을 넣었습니다.

'응원하기'는 창작자의 글에 독자들이 응원 댓글을 달고 후원금을 전하는 창작자 직접 후원 제도입니다. 브런치스토리는 우선 50여명의 작가에게 응원하기 모델을 선도입했는데, 작가 모두가 독자들의 응원을 받았고, 응원하기 최대 금액이 결제 됐습니다.

카카오 측은 “서비스 전반의 글 생산과 댓글/좋아요 등 리액션 지표에서 긍정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라며 “브런치의 경우, 내년 상반기 내 브런치 작가 모두로 응원하기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Z세대는 유명 연예인보다 크리에이터와 더 많이 교감한다고 합니다. 개인화된 콘텐츠 소비가 늘고, 소셜 미디어 서비스, 유튜브가 부상하면서 크리에이터 영향력 강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습니다.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23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하나의 산업으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미디어미래연구소는 한국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2023년 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다만 크리에이터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운영자는 '2023년에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계속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소셜 미디어 서비스 서로의 기능을 모방하는 이유는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모으기 위해서다"라며 "그러나 팬데믹 이후 크리에이터의 수익은 더욱 다변화되고 있다. 광고나 협찬에 의존해서는 크리에이터 콘텐츠 생태계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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