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이번엔 진짜?…쩐의 전쟁으로 판가름
과거 '허가'→'등록제'로 바뀌면서 주파수 할당 적격 여부만 검토
25일 경매…최저 경쟁가 742억에 '+α' 얼마나 써내느냐가 관건
[서울=뉴시스] 알뜰폰 스테이지파이브가 컨소시엄을 꾸리고 이동통신 신규 사업자에 도전한다. (사진=스테이지파이브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정부가 세종텔레콤·스테이지엑스·마이모바일을 상대로 5G 28㎓ 주파수 할당 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은 네 번째 이동통신사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규 이통사 진입 유치는 8번째 시도다. 그동안에는 재무 능력을 엄격하게 검증하면서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면 이번에는 주파수 할당 적격 심사를 통과한 사업자가 대가만 내면 되는 구조로 바뀌면서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곳이 제4이동통신 자리를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달 25일 28㎓ 주파수 할당을 위한 경매가 이뤄진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26.5~27.3㎓ 대역 800㎒폭을 경매를 통해 할당하기로 공고하고 한 달간 사업자 접수를 받았다.
세종텔레콤·스테이지엑스·마이모바일이 신청서를 냈고 과기정통부는 전문가를 포함한 적격 검토반을 구성해 신청법인의 적격 여부를 검토했다.
과기정통부는 세 개 사업자 모두에게 적격 판정을 내렸다. 다만 제4이통 선정을 위한 이번 과정은 과거와 다르다.
과기정통부는 ▲전파법에 따라 무선국 개설 할당 결격 사유 여부(전파법 위반 금고이상 실형, 형법, 군형법, 국가보안법 위반 실형 등) ▲전기통신사업법 등록의 결격 사유여부(외국법인 등이 주식의 49%를 초과해 소유하는지) ▲주파수 할당공고 부합 여부(주파수할당 3년차까지 28㎓ 대역 기지국 6000대 의무 구축, 주파수 혼간섭보호 및 회피계획 등)에 대해 확인했다.
각 법인이 주파수를 할당 받을 자격이 있는지 만을 검토한 것이다. 2019년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면서 허가제였던 기간통신사업자 진입 규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면서 검토 기준이 달라졌다.
사업 영위를 위한 재정적 능력 요건을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전파법에 따른 주파수 할당을 받은 경우 기간통신사업을 위한 재정적 능력 요건을 갖춘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앞서는 적정 기간통신사업 허가 적격심사를 통해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따지는 재무 건전성 부분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두고 평가했다.
7차례에 걸친 신규 이통사 진입 추진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 것도 다 이 기준 때문이었다. 주요 주주 재무 상태, 자금 조달 계획의 불확실성, 실현 가능성 미흡 등이 기간통신사업 불허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최저경쟁 가격(전국단위 기준)을 이통3사에게 할당했을 때보다 3분의 1 수준인 742억원으로 책정했다. 세 곳이 경매에 참여하는 만큼 최종 낙찰가는 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경매는 오름입찰 방식으로 5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여기에서 가려지지 않을 경우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곳이 선정되는 밀봉입찰로 전환한다.
최종 선정된 사업자는 이후 기간통신사업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울러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곳은 설립 예정 법인인 만큼 주주 구성을 확정해 법인 등록도 해야 한다. 만약 여기에서 실패한다면 최종 사업자가 되지 못한다.
과기정통부는 등록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 계획과 필요한 인력 확보가 돼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제4이동통신 사업자 등록증을 내주게 된다.
이 과정을 모두 밟는데 까지도 대략 두어달 가량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주파수 할당을 위한 검토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뒤 경매 등으로 할당을 받으면 통신정책국에서 등록절차를 밟으면 된다"며 "과거에는 전국망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재무 능력을 중시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파수 경매 이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사업자들은 주주를 구성해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 과정까지 모두 마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알뜰폰 스테이지파이브가 주관사로 나서 꾸린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는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합류하면서 자금 8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마이모바일은 과거 제4이통에 도전했다 포기한 이력을 가진 코리아텔넷이 전신인 미래모바일이 꾸린 컨소시엄이다. 마이모바일은 전국만 구축을 위해 1조원까지 자본금을 증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주요 투자자로는 글로벌 통신사업자 보다폰이 합류했다.
국제전화, 알뜰폰, 데이터센터 등의 통신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세종텔레콤은 컨소시엄 없이 단독으로 참여한다. 다만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이 지난해 말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게 된다 해도 출혈 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두 곳의 컨소시엄 대비 경매에 대한 의지가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제4이통을 위해 정부가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 등 과거보다 더 큰 폭의 지원책을 내놓았다"면서 "이러한 정책지원이 특혜가 되지 않으려면 재정·기술적 능력을 갖춘 제4이통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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