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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문장과 아름다운 선율, '피아노 조율사'

등록 2024.04.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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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피아노 조율사 (사진=민음사 제공) 2024.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피아노 조율사 (사진=민음사 제공) 2024.04.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피아노 현의 장력은 한 줄당 평균 73㎏이다. 다시 말해 모든 현을 합치면 피아노 한 대가 20t의 중량을 견딘다는 뜻이다.

피아노가 은은한 음색을 낼 때 본체는 거대한 장력을 감당해야 한다. 조율사와 연주자의 차이는 그 물리적 사실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데에 있는지도 모른다.

대만 문단 대표 작가 궈창성의 장편 소설 '피아노 조율사'(민음사)는 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지닌 한 피아노 조율사와 아내를 잃고 나서야 그녀와 자기 인생을 돌아보게 된 사업가가 함께 피아노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전작 '밤의 아이', '미혹의 고장', '단절'로 대만 문단을 들썩였던 작가는 이 작품으로 대만  주요 문학상을 모두 휩쓸며 대가 반열에 올랐다.

1990년대 말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동성애자 주인공이 출신 계급 한계와 정체성에 대한 혼란 등을 겪으며 예술의 극치인 '무아'를 추구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작품을 읽는 내내 아름다운 선율이 섬세한 문장과 함께 흐른다. 소설 곳곳에 압도적이고 독창적 연주와 음악을 남긴, 글렌 굴드, 리흐테르, 후지코 헤밍, 쇼팽,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슈베르트 등 음악가들의 이야기와 연주가 상세히 서술돼 있다.

이는 조율사의 어두운 내면과 망가져 버린 피아노의 폐허에서 비롯된 절제된 깊은 고독, 상실과 어우러져 독특하고 매력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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