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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과 '보조' 맞춘 홍준표, 당내 지지세 확장 나서

등록 2024.04.23 07:00:00수정 2024.04.23 07: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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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지 당내 인사·지지층 흡수…차기 대권 기반 닦기

당내 기반 약한 홍, 윤 대통령과 전략적 제휴로 돌파

국민의힘 총선 참패 원인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글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그래도 윤대통령은 대선, 지선을 이겨주지 않았나요?”라고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사진= 홍준표 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국민의힘 총선 참패 원인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글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그래도 윤대통령은 대선, 지선을 이겨주지 않았나요?”라고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사진= 홍준표 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4·10 총선 참패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며 당내 지지세 확장에 나섰다. 당내 우군이 적은 홍 시장이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내 인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당 밖의 윤 대통령 지지층도 흡수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당내 기반이 약한 홍 시장이 향후 차기 대권 기반을 닦기 위해 윤 대통령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23일 여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최근 총선에서 참패한 패장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연일 몰아붙였다. '윤 배신론' '총선 참패론'을 거론하며 한 전 위원장이 여당에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홍 시장의 한 위원장 비판에는 윤 대통령의 의중과 궤를 같이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공천 과정에 개입하지 않고 민생토론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여당을 도왔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위원장의 사천 논란과 '운동권-이조 심판론' 전략 실패, 후보보다 자신만 돋보이게 했던 한 위원장 선거운동 등이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됐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인 것을 알려졌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의 이런 인식을 간파하고 한 위원장 비판에 선봉에 섰다.

홍 시장은 지난 20일 자신이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다. 총선을 대권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검사였고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다.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19일 페이스북에도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황태자 행세로 윤 대통령 극렬 지지세력 중 일부가 지지한 윤 대통령의 그림자였지 독립 변수가 아니었다"고 한 전 위원장을 평가절하했다.

이어 "황태자가 그것도 모르고 자기 주군에게 대들다가 폐세자가 되었을 뿐이고 당내외 독자 세력은 전혀 없다"며 "집권당 총선을 사상 유례없이 말아 먹은 그를 당이 다시 받아 들일 공간이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22일에는 윤 대통령이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친윤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소통 능력 등을 치켜 세우기도 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국회와 소통되고 충직한 분으로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2년 동안 선거도 없으니 대 국회 관계를 원만히 추진해 정국의 안정과 나라의 발전을 기하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비윤계에서 정 의원의 과거 행보를 문제 삼아 혹평의 목소리가 나온 것을 고려하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자신의 추천(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더구나 윤 대통령이 임명한 정 의원은 지난 2021년 대선 경선 국면에서 홍 시장과 신경전을 벌인 전력이 있다.

정 의원은 당시 홍 시장이 윤 대통령을 겨냥해 '아직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른다. 알 수가 없다'고 언급하자 "홍 의원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헷갈린다"고 되받아쳤다. 홍 시장은 당시 정 의원의 역공에 "신중하게 처신하라"며 불쾌감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같은날 앞서 페이스북에 "나는 친윤이 아니어도 나라의 안정을 위해서 대통령을 흔드는 건 반대한다"며 "아직 대선은 3년이나 남았고 지금은 윤 정부에 협조하고 바른 조언을 해야 나라가 안정적으로 된다"는 게시물을 남기기도 했다.

비윤계인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이 무너지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당대회로 뽑힌 당대표를 대통령의 지시로 내쫓은 것과 당심 100%로 전당대회 룰을 급조해 대통령의 사당으로 만든 것"이라며 "그 두 가지를 모두 주도한 사람이 바로 정 의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결국 지난 2년처럼 일방통행을 고집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다. 한때나마 변화를 기대했던 제가 미련했다"고 평가절하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전까지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시 '당원 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 룰을 유지했으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친윤계 주도로 당원투표 100%로 룰을 변경했다.

홍 시장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을 야기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윤석열 배신론'을 드리우는 등 연일 공세도 퍼붓고 있다. 내부 사정과 별개로 외관상으로는 한 전 위원장과 대립했던 친윤계과 보조를 같이하는 모양새다.

그는 비윤계와 수도권 당선인들이 요구하는 전당대회 룰 개정에 대해서도 "당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하는게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 룰은 바꿀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친윤계와 영남권 의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홍 시장의 행보를 두고 윤 대통령, 친윤계와 보조를 맞춰 당심을 얻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홍 시장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민심에선 앞섰지만 당심에서 패배했다.

그러나 홍 시장은 22일 페이스북에 "잡새들은 이를 두고 친윤 운운 하지만 나를 계파구도에 넣는 것은 참으로 모욕적"이라며 "나는 30여년 정치역정에 단한번도 계파정치를 한일이 없다"고 관련 해석을 일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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