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세아그룹 오너일가 이순형 회장·박의숙 부회장, 지분 매각…왜?

등록 2024.04.30 15:48:34수정 2024.04.30 18:54: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사진=세아그룹) 2024.0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사진=세아그룹) 2024.01.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국내 철강 4위인 세아그룹의 이순형 회장과 박의숙 부회장이 동시에 지주사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해 주목된다.

총 주식수의 10% 미만인 부족한 유통 주식 수를 늘려, 주가와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순형 회장과 조카인 이태성 사장 간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진단도 들린다.

지분 총 9.3% 블록딜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순형 회장과 박의숙 부회장은 지난 25일 장 마감 후 시간외 매매 방식(블록딜)으로 지주사 세아홀딩스 지분을 각자 4.65%(18만60000주)씩, 총 9.3%를 매각했다.

매각 대상은 한 사모펀드로, 매각 금액은 현재 주가(29일 종가 기준)보다 15% 할인된 주당 9만6000원이다. 이 회장과 박 부회장은 이 지분 매각으로 각각 178억5600만원의 현금을 손에 넣는다.

이 회장의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기존 8.66%에서 4.01%로 낮아졌으며, 박 부회장 지분율도 10.65%에서 6.00%로 줄었다. 반면 사모펀드가 주식을 매각하면 시중 유통 주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오너 일가와 특수 관계인 보유 지분이 90%에 육박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이 전체의 8% 미만이었다. 하루 주식 거래량이 100주도 안 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이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주가도 지지부진했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세아홀딩스는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시장성·유동성이 현저히 낮고 주식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이번 이 회장과 박 부회장의 지분 매각은 대주주 보유 주식을 유동화해 기업가치 제고하기 위한 대주주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의적으로도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 회장과 박 부회장의 지분을 산 사모펀드가 지분을 팔기 시작하면 밸류업 기대와는 달리 주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사모펀드가 오너 일가로부터 사들인 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훨씬 낮아, 현재 주가 기준으로도 주당 1만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사촌 관계인 (왼쪽부터)세아홀딩스 이태성 사장과 세아제강지주 이주성 사장. (사진=세아홀딩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촌 관계인 (왼쪽부터)세아홀딩스 이태성 사장과 세아제강지주 이주성 사장. (사진=세아홀딩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아그룹 계열 분리 시작될까

이번 지분 매각이 세아그룹 오너가의 계열 분리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세아그룹은 이미 지난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 양대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했다. 세아홀딩스는 고(故) 이운형 회장의 아들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과 이 사장의 모친인 박의숙 부회장이 53.82% 지분을 갖고 있다. 반면 세아제강지주는 이순형 회장 일가가 소유한다.

하지만 이순형 회장과 이 회장의 아들인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17.95%) 등이 보유한 세아홀딩스 지분도 26.61%로 만만치 않다. 경영권은 갖지 못하지만, 이사회에서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정도의 권한은 있는 셈이다.

만약 이태성 사장이 세아홀딩스를 그룹에서 따로 떼내 완전히 독립하려면 박의숙 부회장 지분을 승계하는 동시에 이순형 회장 측 지분까지 일부 확보해야 한다. 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 외에 다른 계열사 지분은 가지고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이 2세 경영에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지분 정리 필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사실상 세아홀딩스는 이태성 사장이, 세아제강은 이주성 사장이 경영을 맡기로 한 만큼 앞으로 오너일가의 지분 정리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