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PBR·ROE 매몰되면 기업 낙인효과?"…밸류업 공시 두고 엇갈린 목소리

등록 2024.05.02 18:23:49수정 2024.05.02 19:20: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발표…실효성 관건

[서울=뉴시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4.05.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4.05.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특정 지표들, 주가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 등에만 너무 매몰되면 불필요한 낙인효과가 생기고 기업들 부담이 생긴다."

"주주자본비용(COE),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자사주 관련,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 등 지표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기업 밸류업이 증시 밸류업으로 갈 연결 고리가 될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두고 공시의 실효성 제고 방법에서 업계와 투자자, 학계 등이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금융당국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공시하게 될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의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은 PBR, PER 등 기업의 중장기적인 가치 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지표를 선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이행 평가 등 단계에 따라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학계와 투자자들은 자칫 기업들이 실제 기업 가치와 큰 관련이 없는 지표를 선정해 형식적으로 계획을 세울 경우 밸류업 공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 교수는 패널 토론에서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서 지표에 가장 관심이 많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지표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건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기관 투자자 등 시장에서 이런 지표들 중 어떤 게 중요한지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주주환원 지표에만 초점을 맞추면 기업 성장에 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대표로 참석한 천기성 CJ제일제당 재경실 부사장은 "공시 가이드라인이 업종별로 세분화가 있으면 좋겠다"며 "제조업은 유지보수, 신규 설비 투자, 연구개발(R&D) 등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만큼 주주환원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박현수 고영테크놀러지 경영기획실장은 "코스닥의 특성을 고려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코스닥은 모험적인 곳이 많아 상당한 투자와 고성장을 추구해 주주환원을 공격적으로 하기에 지금으로선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를 고려해 눈높이에 맞는 평가를 해준다면 코스닥 기업들이 좀 더 부담을 덜고 참여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밖에도 공시 실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박현수 실장은 "기업 관련 지표들이 공시로 나오면 증권사들이 투자 관점에서 분석해 보고 얼마나 주가로 반영됐는지, 또 주가가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등 가치를 발굴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코스닥 기업에 대한 리서치 커버를 늘려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천기성 부사장은 "기업 입장에서 사업보고서 연간 4번, 기업지배구조보고서 4번, 2026년부터 지속가능성(ESG) 공시도 있는데 여기에 기업 가치 제고 계획까지 제출하면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며 "보고서 통합하는 노력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승근 국민연금 주주권행사1팀장은 "실질적으로 잘 활용되기 위해선 기업 경영진 보상 체계가 기업 가치 제고 계획과 잘 연계돼야 한다"며 "특히 사외이사 역할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목소리 냈다.

패널들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가이드라인 방향성, 자율적인 시행 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박현수 실장은 "최근 외국인과 장기투자자를 만나면 '3~5년, 10년 뒤 목표가 무엇인지', '현재 무엇을 준비 중인지', '자본은 어떻게 배분하고 있는지', '세부 마일스톤' 등 밸류업 관련한 질문을 거세게 받고 있다"며 "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나왔어야 하는 시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자율적으로 하면 실제로 되겠냐는 질문도 있는데, 참여 기업과 아닌 기업이 구분되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다"며 "강제성을 띠면 PBR 1배 이상으로만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형식적인 행동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