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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은 금물…슈퍼엔저에 美대선까지 변수 여전[장밋빛 성장률③]

등록 2024.05.06 06:00:00수정 2024.05.06 07: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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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조세에 회복세 기대…PSI 모든 항목 기준 넘겨

'엔저'에 반도체 가격경쟁률 밀리나…수출 불확실성 커

중동 사태로 치솟는 기름값…물가 요동치며 리스크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04.0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04.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은 가운데 수출 우상향 기조도 본격화하고 있어 한국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기대감이 번진다. 다만 슈퍼엔저, 미국 대선 등 대외적인 변수가 상존하고, 물가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만큼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3.8% 증가하며 7개월 째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무역수지도 11개월 연속 흑자세를 기록했다.

수출 호조세가 본격화하며 침체됐던 산업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커졌다.

산업연구원(KIET)이 조사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 조사(PSI) 결과에 따르면 산업경기 전문가들은 지난달 전반적인 경기에 대해 '전월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전문가들은 업황(108), 국내시장판매(107), 수출(113), 생산(113), 재고(109), 투자액(105), 채산성(105), 제품단가(113) 등 모든 항목에서 기준치를 넘긴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항목별 응답 결과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 대비 개선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는 의미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04.2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04.26. [email protected]


다만 대외적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초유의 엔저가 나타나며 우리 수출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지난 3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3.67엔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엔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 1990년 이후 34년 만이다.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점유율 경쟁을 벌이는 만큼, 일본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점은 우리나라 수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일본기업들과 여전히 경쟁구도에 놓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조선,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분야에선 경쟁력에 밀리지 않게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도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현재 미국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7%로, 지역 쏠림이 크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상이한 산업·통상 정책을 마련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수출·투자 불확실성은 큰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앞서 발표한 10%의 보편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최 실장은 "미국으로의 수출을 줄이기보다는 다른 지역으로 신시장 개척하려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며 "수출을 늘리려고 여러 가지 수출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메일란( 시리아)= AP/뉴시스]시리아의 미국이 지원하는 쿠르드반군들이 하사카주 유전지대에서 송유관을 수리하고 있다.

[르메일란( 시리아)= AP/뉴시스]시리아의 미국이 지원하는 쿠르드반군들이 하사카주 유전지대에서 송유관을 수리하고 있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물가 역시 경기 회복세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며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 점도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 충돌은 중동 지역발 에너지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산업부는 석유·가스 수급은 이상이 없다고 파악하고 있으나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요동치는 국제 에너지 가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의 국내유가 동향에 따르면 4월 4주차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3.3원 상승한 ℓ당 1708.4원이다. 지난 3월 4주차에 상승으로 돌아선 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유 역시 4월 4주차 ℓ당 1566.7원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4.4원 상승했다. 4월 1주차 상승 전환한 이후 상승세가 지속 중인 것이다.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 오름세는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다. 올해 1월(2.8%) 2%대로 잠깐 내려왔다 바로 2월(3.1%)에 3%로 다시 올라섰고 3월(3.1%)까지 3%대 상승률이 이어진 바 있다. 겨우 2%대로 내려앉긴 했지만 농축수산물 가격 강세와 석유류 증가세가 이어지며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문제는 미루뒀던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 공공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기요금 인상은 사실상 지난해 5월 이후 멈춰 섰다. 지난 4분기에 산업용(을) 전기요금만 ㎾h(킬로와트시)당 10.6원 인상된 바 있다. 가스요금 역시 지난해 5월 이후 줄곧 동결됐다.

이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는 제언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엔저 영향도 있고, 미국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양쪽 진영에서는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고물가 등 모든 리스크를 감안해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오른 것이지만 안심할 순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9일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 2023.11.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9일 서울 소재 기계 금속 단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가동되고 있다. 2023.11.0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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