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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펜타곤 키노 "아이돌의 선, 한 발짝씩 밟아보려고요"

등록 2024.05.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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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엔터와 결별 후 1인 기획사 설립

"아티스트로서 방향성 위해 홀로서기"

"아이돌 내 정체성…두가지 결합할 것"

"글로벌회사 꿈, 하이브와 어깨 나란히"

[서울=뉴시스] 펜타곤 키노가 2일 첫 솔로 EP 'If this is love, I want a refund'를 발표했다. (사진=네이키드 제공) 2024.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펜타곤 키노가 2일 첫 솔로 EP 'If this is love, I want a refund'를 발표했다. (사진=네이키드 제공) 2024.05.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제 자식같은 앨범이에요. 이런 앨범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사랑받고 싶어요."

그룹 '펜타곤' 멤버 겸 솔로가수 키노(26·강형구)가 무겁게 한 글자씩 짚어가며 말했다. 데뷔 때부터 몸담은 소속사를 떠나 1인 기획사 네이키드를 설립한 뒤 처음으로 발표하는 첫 EP다. 솔로로서 처음으로 발표하는 앨범이기도 해 의미가 남다르다.

앨범명은 '이프 디스 이즈 러브, 아이 원트 어 리펀드(If this is love, I want a refund)'. 사랑을 주제로 했다. 이별 후의 분노부터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5트랙에 담았다. 키노는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특유의 위트를 녹여냈다.

"네이키드의 방향성 중 하나가 진정성, 공감이거든요. 첫 앨범에 그런 것들이 녹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공감할 만한 주제가 사랑이었고요. 그러면서도 새로움을 찾는 게 목표 중 하나였는데 그게 위트였어요."

타이틀곡 '브로크 마이 하트(Broke My Heart)'는 사랑에 배신을 당한 사람의 솔직한 마음을 풀어낸 노래다. "너의 핸드폰이 깨지길 바라" "커플 타투 지울 때 아플 텐데" 등의 트렌디한 가사가 눈길을 끈다. 멜로디가 위주가 되고 전체적인 흐름이 균일한다. 틱톡, 릴스 등 숏폼에 최적화된 노래다.

"지금까지 저를 봐온 분들은 알겠지만 전 소셜미디어가 메인 스테이지예요. 그걸로 공감받을 수 있는 세상이 돼서 소셜미디어에 맞는 음악을 제작하고 있어요. 이 앨범은 소셜 아티스트라고 제시하는 의미기도 합니다."

피처링에 참여한 필라델피아 출신 레이 뱅크즈(Lay Bankz) 역시 소셜미디어에서 10대들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키노는 "레이 뱅크즈는 미국 라이징 스타다. 10~20대 틱톡 사용자들에게 엄청 핫하다. 글로벌 차트 10위까지 올랐다"고 소개했다. "스포티파이 캔버스 영상을 보다가 이 분을 발견했고, 몸짓과 음악이 너무 좋았다. 솔직하고 과감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아티스트인데, 그런 방향성이 나와 맞더라. 바로 이메일을 보내 피처링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펜타곤 키노. (사진=네이키드 제공) 2024.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펜타곤 키노. (사진=네이키드 제공) 2024.05.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곡을 제외하고 모든 곡이 영어 가사로 돼 있다. 키노는 "대단한 목적이 있지는 않았다. 많이 궁금해하고 간혹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게 오히려 진정성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음악 활동을 하면서 대부분 팝 음악을 접했고, 언어 구조상 멜로디에 어울리는 것이 영어였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언어의 장벽이 허물어졌다고 느껴요. 많은 가수들이 영어로 음악을 발매하는 시대가 됐고, 감정으로 비주얼로 이해하는 세대예요. 영어로 했을 때 충분히 공감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물론 저에게도 도전이었지만 전 믿음이 있었어요.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프로모션 반경도 국내에 한정 짓지 않았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피켓을 들고 셀프 홍보를 했다. 관객들에게 타이틀곡을 들려주고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이 모습을 담은 영상에는 영화 '바비'·'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시무 리우가 등장해 "굿 바이브(Good Vibe)"라고 호평하며 9점을 주는 장면도 있다.

"'재밌는 거 한번 해볼까'에서 시작됐어요. 코첼라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많으니까 제 음악을 들어줬으면 한 거죠. 동양인이 이런 피켓을 들고 다니면 신기하게 보지 않을까 했어요. 이렇게까지 바이럴이 될지는 몰랐어요. 코첼라를 향해 '내후년에는 퍼포머로 오겠다'고 하고 왔어요."
[서울=뉴시스] 펜타곤 키노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피켓을 들고 셀프 홍보를 했다. (사진=키노 인스타그램 캡처) 2024.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펜타곤 키노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피켓을 들고 셀프 홍보를 했다. (사진=키노 인스타그램 캡처) 2024.05.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해외 시장만 타깃으로 하는 건 아니다. 키노는 "베이스 존이 한국인데 국내 시장을 배척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무조건 지키고 간다는 기조"라며 "그래서 단독 콘서트 첫 번째 공연도 서울에서 하고 싶었다. 영어 가사이기 때문에 자막을 달든지 한국 팬들이 불편해할 만한 요소를 제거하려고 한다. 어떤 한곳에 집중하기 보다 모두 놓치지 않고 가려는 마음"이라고 했다.

1인 기획사를 설립하게 된 건 아티스트로서의 방향성을 고민해서다. 전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되면서 타 기획사에서 여러 제안도 있었지만, 스스로 원하는 모습에 초점을 두니 이질감이 있었다.

"휴대폰을 버리고 강릉에 가서 이틀 정도 고민하기도 했어요. 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돌아온 답변들이 저를 되게 명확하게 했죠.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에 가려면 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공격적으로 투자할 회사가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러면 내가 해보자. 날 제일 믿는 사람은 나니까' 그런 마음에 시작하게 됐어요."

막상 기획사를 운영하다 보니 아티스트와 회사 대표로서의 역할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 좋은 음악을 만들자는 게 주 목적이지만, 기획적인 면에 더 신경 쓰게 된다. 앨범 커버 질감, 색깔, 구성품 등 디테일까지 직접 체크하고 있다.

"제가 제일 처음으로 앨범을 오픈을 해봤어요. 하루 종일 보면서 이렇게 만져보기도 하고 그랬죠. 아쉬운 부분도 보였고 잘 나온 부분도 보이더라고요. 샘플 수정 과정을 몇 번 거치기도 했는데 그런 걸 보면서 이렇게 완성돼가는구나 싶고 진짜 제 자식 같았어요."
[서울=뉴시스] 펜타곤 키노. (사진=네이키드 제공) 2024.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펜타곤 키노. (사진=네이키드 제공) 2024.05.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건 없다. 오히려 그 아슬아슬한 선에서 색깔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아이돌의 기준이나 잣대가 있잖아요. 그 평준화된 선을 한 발짝 밟아보고 싶어요. 네이키드를 설립하고 '아이돌에서 아티스트가 됐다'는 말을 들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아이돌이 저의 정체성이거든요. 벗어나고 싶거나 아티스트 행세를 하고 싶지 않아요. 두 가지 면모를 잘 결합해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다가가는 게 중요해요."

키노의 청사진에 펜타곤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지난해 일부 멤버들이 큐브엔터를 줄줄이 떠나면서 완전체가 한 곳에 모이기 어려워졌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요. 계약이 끝나기 1년 전부터 각자 솔로 프로젝트를 하다가 기회를 만들자는 얘기를 했는데, 어떤 형식으로 공연하고 어디서 핸들링을 해야 할지 현실적으로 힘들더라고요. 펜타곤은 수익을 바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끼리 같이 하는 게 너무 좋아요. 진짜 가족이거든요. 모두 군대를 다녀오고 난 후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장수하는 가수가 되는 것이다. 키노는 "오랫동안 팝시장에서 살아남은 가수들은 리스너들과 공감과 교감하고, 본인만의 스토리를 꾸준히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멋잇고 트렌디한 것만 하면 수명이 줄어들더라"라고 소신을 밝혔다.

한 회사의 대표로서의 목표는 크고 높다. "저희 회사가 최고의 레이블이 되기까지 장기적인 꿈"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글로벌에서 내로라하는 회사, 말하자면 하이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그런 아티스트들의 집합체가 되기 위해 아티스트들을 육성하고 영입하고 하는 게 비즈니스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지금 가장 집중해야 하는 건 키노라는 IP(지식재산권)다. 키노를 어느 정도 반열에 올리고 다음 스텝으로 가려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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