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사업 최대 난제는 인건비"…삼성도 예외 아니다
자유시보 "TSMC 美 사업, 인건비 큰 문제" 보도
삼성 오스틴, 인당 인건비 1.4억…"해결 필요성 커"
[신추=AP/뉴시스]사진은 대만 신추에 있는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 TSMC 본사 모습. 2023.07.10.
9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자유시보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노아 스미스의 글을 인용해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이 직면한 진정한 문제는 충성도가 낮은 직원에게 대만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은 미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데다 미국 달러에 비해 통화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다. 이에 TSMC는 대만 현지보다 미국에서 훨씬 더 많은 인건비를 지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아 스미스는 "TSMC의 엔지니어 평균 임금은 2021년 기준 6만4874달러로 애플(20만~30만 달러), 구글(30만~40만 달러) 등 빅테크 사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빅테크 직원들이 TSMC보다 4-5배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이다.
스미스는 이와 함께 "TSMC는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대만에서처럼 미국에서는 기업의 권위가 없다"며 "미국에 있는 대만 노동자들조차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TSMC의 애리조나 신공장에 근무할 엔지니어들이 언제라도 미국의 빅테크 업체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TSMC는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미국 빅테크 수준에 맞춰 애리조나 공장의 엔지니어 임금을 상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건비 지출이 계속 높아지면 미국 사업의 수익성은 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앞서 TSMC는 미국 투자를 4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려 애리조나주에 첨단 반도체 공장 3곳을 짓기로 했다.
[워싱턴=뉴시스]15일(현지시각)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 발표회에서 로이드 도겟(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지켜보고있다. (사진=도겟 의원 X). 2024.04.16.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도 미국 투자를 늘린 만큼 이 같은 인건비 부담을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만 공장 2곳,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했다. 기존 투자금은 170억 달러에서 450억 달러로 대폭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현재 운영 중인 오스틴 공장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약 10만 달러(약 1억3700만원)다. 오스틴 공장에는 5322명 직원이 근무 중으로 지난해에만 5억3500만 달러(약 7300억원)를 인건비로 썼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오스틴 생산법인(SAS) 영업이익률은 7.3%로 중국 시안 생산법인(10.1%)보다 낮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지역에 추가 투자를 하면서 테일러 공장의 인건비는 오스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인텔 같은 현지 기업이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며 인력 유출 여지는 더 클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직원 수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현지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TSMC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특히 미국 정부로부터 추가 보조금과 독소조항 수정 등 직간접적 지원을 위한 협상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활한 인력 수급과 인건비 문제는 TSMC와 삼성전자가 미국 사업을 하는데 가장 큰 난제가 될 수 있다"며 "미국 정부의 추가 지원을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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