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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동남아 전기차 시장 선점…"韓, 관세장벽 낮춰 경쟁력 키워야"

등록 2024.05.08 18:11:32수정 2024.05.08 20: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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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 '중국 전기차 동남아시장 선점요인' 발간

中, 태국 76%점유…"한중일 전기차 경쟁 치열"

[베이징(중국)=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일 오후 베이징 둥청구 왕푸징 거리에 있는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Speed Ultra 7·중국명 수치) 판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24.04.01. pjk76@newsis.com

[베이징(중국)=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일 오후 베이징 둥청구 왕푸징 거리에 있는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Speed Ultra 7·중국명 수치) 판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24.04.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최근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 이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으로 주목받는 동남아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관련 관세 장벽을 낮추는 등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8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발간한 '중국 전기차의 동남아 시장 선점요인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량 기준 중국기업의 동남아 점유율은 1~2위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태국(76%)과 말레이시아(44%), 싱가포르(34%)에서 1위, 인도네시아(42%)에서 2위다.

특히 동남아 최대 전기차 시장인 태국에서는 지난해 판매량 기준 1~4위까지 모두 중국기업이 차지했다. 테슬라 점유율이 약 7.7%로 5위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높은 점유율이다. 

중국 기업은 일본에서 전동화가 지연되는 사이 동남아 시장을 파고들었다. 앞서 일본의 자동차 기업이 동남아 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90%로 압도적이었지만, 주춤한 사이 그 자리를 중국에 내준 것이다.
中 동남아 전기차 시장 선점…"韓, 관세장벽 낮춰 경쟁력 키워야"



당시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국가에서 전기차 보급과 공급망 내재화를 적극 추진했느데, 그 과정에서 중국 전기차 기업과 협력이 강화됐다. 전기차 보급 초기 단계인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던 중국의 전기차 육성 정책과도 맞물렸다. 실제로 중국 기업이 현지 주요 딜러업체와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초기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중국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계속했다. 수직계열화와 공정기술 혁신, 공급망 현지와, 물류비용 절감 등을 추진하며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중국의 자동차 기업 BYD는 핵심 원자재와 배터리, 반도체, 전장부품, 조명, 자동차 판매는 물론 금융서비스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통합하고 공정을 축소하며 재료와 생산 비용을 절감했다.
中 동남아 전기차 시장 선점…"韓, 관세장벽 낮춰 경쟁력 키워야"



또다른 중국 자동차 기업 우링도 인도네시아 생산기지에 중국 협력업체와 동반 진출했다. 공장 공급망의 40% 이상을 현지에 구축하는 방식으로 비용 감축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국에 이어 동남아에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오는 2035년 판매량 기준 인도네시아 450만대, 태국 250만대, 베트남 100만대, 필리핀 75만대 순으로 큰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태국(350억~420억 달러)이 인도네시아(260억~300억 달러)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다.

이처럼 동남아 수출 시장이 확대되면 해외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토요타와 혼다, 미쓰비시, 이스즈(ISUZU) 등 일본 주요기업도 태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상태다. 이들 4개 기업은 향후 5년 간 태국에 43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와 이스즈는 내년에 태국 내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동남아에 거대한 전기차 시장이 형성되면서 한중일 기업 간 경합이 예상된다. 이에 우리 기업도 중국 점유율이 높은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구체적으로 소득수준에 맞는 보급형 차종을 출시하며 생산과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배터리 가격이 급락한 만큼 다양한 보급형 차종을 검토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울산=뉴시스] 울산 북구 염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용 수출 부두 전경. (사진=울산항만공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울산 북구 염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용 수출 부두 전경. (사진=울산항만공사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호 KIEP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삼원계 배터리팩의 평균 가격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남아 주요국에도 배터리 구독 모델을 도입해 가격에 민감한 중저가 소비자층의 구매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검토할 때"라며 "우리 기업의 동남아 현지 투자 확대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동남아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전기차종도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제기된다. 우리 기업이 태국에 전기차를 수출할 때 한-아세안(ASEANM) 자유무역협정(FTA) 기준 40% 관세가 적용될 정도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최재희 KIEP 전문연구원은 "중국은 중-ASEAN FTA를 활용해 태국에 전기차를 무관세로 수출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으로 전기차 부품도 무관세 수출한다"며 "우리 정부가 추가 협상을 통해 관련 항목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동남아 주요국을 포함 세계 각국이 전기차 공그망 내재화를 추진할 정도로 해외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정책금융기관으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국가 핵심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별도 특수목적기금 설립안도 고려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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