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기획특집
바이든 시대, 한국 경제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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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대, 韓경제기상도⑤]탄력받은 中企...수출, 날개 달까
반도체 장비와 환경설비, 식품 포장기 등 주요 수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미국 바이든 호(號) 출범이 올 들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가파른 수출 상승세를 보이는 등 선전해온 중소기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인 20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방역을 1호 과제로 제시하면서 ‘K방역 물품’ 수출도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오필제 을성정공 대표는 11일 오후 뉴시스와 통화에서 바이든 호 출범 이후 개선될 수출환경을 향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오 대표는 “사업에 절대적인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누가 됐든 코로나를 빨리 잡아줬으면 한다”며 "저희는 (미국도 미국이지만) 중국, 베트남이나 동남아라도 빨리 가야하는 데 현재 해외 시장에 전혀 못나가 영업활동을 아예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코로나 실정(失政)’을 파고들어 집권에 성공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후 코로나 종식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반영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방역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1호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오 대표가 운영하는 을성정공은 자동 식품 포장기계 설비 제조 전문 기업으로 빵, 쿠키, 라면, 김, 산업용품 등을 비닐로 포장하는 ‘삼면포장기’와 ‘용기포장기’ 등을 미국,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봉제자동화 기계를 제작하는 썬스타의 장동화 대표도 바이든 당선인 집권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내 '코로나 종식'을 향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장 대표는 “바이든(당선인의) 정책을 사실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경영환경에 미칠 변화를) 얘기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하루빨리 종식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불행 중 다행은 미국은 물론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이 조금씩 활성화되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환경설비나 반도체 장비 관련 기업들의 기대감도 컸다. 친환경기업 앰에이티(MAT)플러스의 김동수 대표는 바이든 호 출범 이후 “환경 쪽에서는 조금 더 탄소 중립적인 게 강조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환경업체들은 바이든호 출범을 반기고 있다”고 전반적인 업계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는 바이든호 출범 이후 동남아나 중국 수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동남아나 중국 쪽으로 수출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며 “친환경 플라스틱이나, 전반적인 수처리, 대기 처리 분야 등은 이제 동남아나 중국, 인도 시장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바이든 당선인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은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면 트럼프 대통령 당시 동력을 상실한 채 표류 중인 세계 각국의 탄소 배출 억제 움직임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되지 않겠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이 경우 동남아시아나 중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시장에 우리 업체들이 관련 장비를 수출할 기회도 더 커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반도체 검사 장비업체 넥스틴의 박태훈 대표는 바이든 호 출범 이후에도 출구를 찾기 어려워 보이는 미중간 패권 다툼속 우리 기업들의 ‘어부지리’를 언급했다. 박 대표는 “미중 무역전쟁은 바이든 집권기에도 계속될 것이고, (반도체나 반도체 장비 등) 한국 업체들은 여전히 좋은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 미국은 그 해답을 (우방인) 일본이나 한국 등에서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경제본부장은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다자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경제에 바이든의 등장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추 본부장은 “특히 K방역물품이나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우리 중소기업들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영환 기자 | 2020-11-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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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대, 韓경제기상도②] 친환경 기조에 배터리 분야 '쾌청'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더욱 훈풍이 불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장 큰 견해 차이로 '친환경'을 강조했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구축에 향후 4년 간 2조달러(약 2400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건설, 건축물 냉난방고 효율화 등 친환경 에너지 R&D에 4년 간 4000억달러(약 447조원) 지원,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등을 주요 정책으로 약속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끄는 미국에서는 배터리, 태양광, 전기차 등 친환경 관련 품목의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등은 친환경/재생에너지 부문을 수출확대가 기대되는 유망 분야로 뽑았다.
특히 미국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은 미국 내 일자리 확보 정책과 맞물려 돌아간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 발전을 지원, 미국산 배터리 생산을 촉진하는 한편 정부 조달에 미국산 제품 우선 구매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 공장이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주목된다. 현지 생산을 바탕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일자리 정책과도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가동 중인 미시간주(州) 홀랜드 공장에 이어 미국 제네럴모터스(GM)와 합작기업을 세워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고 있다. 30GWh 생산능력을 목표로 오는 2022년 완공된다. LG화학은 이들 지역에 적극적인 투자로 러스트벨트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조지아주에 1·2공장을 동시에 건립 중이다. 1공장은 오는 2022년 1분기부터 가동, 2공장도 2023년부터 배터리 양산이 목표다. 이들 2개 공장으로 SK이노베이션은 21.5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조지아주에 창출되는 일자리는 2600개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오는 12월10일(현지시간)로 예정한 양사의 배터리 특허 관련 소송 최종 판결이 변수다. 예비판결대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사업은 전면 중단된다. 이런 경우 행정부의 비토(veto·거부권) 행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친환경과 일자리를 동시에 강조한 만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을 문 닫게 하는 결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로펌 케이앤엘게이츠 스테이시 에팅어 변호사는 한국무역협회와의 화상 간담회에서 "바이든 경제정책의 주축은 공급망의 재건과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라며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무역·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바이든의 기후변화 관련 공약이 실행되면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기차, 수소차 등 그린 산업 전반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미국 내 생산이 원칙이며, 중국의 그린산업 관련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 높으므로 한국 기업들의 수혜 폭이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인우 기자 | 2020-11-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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