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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의 역습

지난해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매수' 열풍으로 집값에 거품이 붙었던 서울 외곽 지역들이, 올해에는 가파르게 오른 금리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16% 하락해 한 주 전(-0.15%)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서울의 이 같은 하락폭은 -0.17%를 기록했던 2012년 12월10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특히 2030세대의 영끌매수가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도봉구(-0.30%→-0.31%)는 쌍문·방학·창동 구축 위주로, 노원구(-0.30%→-0.29%)는 상계·중계·하계동 대단지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내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매수 움직임이 줄어들고 급매물 위주 간헐적 거래와 매물가격 하향조정이 지속되며 하락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도·강 지역에선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가격이 떨어진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대부분 역대급 제로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집값에 거품이 붙기 시작하던 2020년 말과 비슷한 가격대까지 내려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봉구 창동 동아아파트 전용면적 88㎡는 지난해 8월 11억원(10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이보다 2억2000만원 하락한 8억8000만원(13층)에 새로 계약서를 썼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당시 거래가격인 8억5000만원(14층)과 비슷한 가격이다. 인근에 있는 북한산아이파크 전용면적 84㎡ 역시 작년 10월에는 12억원(19층)의 최고가를 썼으나 지난 7월에는 9억4000만원(10층)에 거래돼 2억6000만원 떨어졌다. 이 단지 내 같은 평형은 지난 2020년 12월 당시 8억5000~8억9000만원 사이에 거래돼 왔다. 노원구 월계동의 한진한화그랑빌 84㎡의 경우에도 지난해 6월 10억5000만원(16층)까지 올랐으나 지난달에는 8억5500만원(14층)에 거래가 이뤄지며 2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실거래가 중 최저가였던 8억4500만원(2층)과 유사한 수치다. 지난해 8월 이후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현재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상단이 6%를 넘어선 상태다. 그러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 연말에는 주담대 금리가 7%대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주택 거래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04건으로, 2006년 통계 공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은 2030세대들이 주택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지만 지금은 몸을 사린다. 다들 영끌 빚투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수요에 큰 구멍이 생겼고 이것이 장기화되다보니 집값이 급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되었다는 신호,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하락행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분간 주택시장은 하락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고가혜 기자 | 이예슬 기자 | 박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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