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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대안 찾기②]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 수요 급증하지만…

등록 2021.09.1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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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본격적인 금리인상기가 도래하고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민간 금융회사에서 대출이 막힌 서민들이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정책으로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과 2금융권들도 일제히 대출 최대한도를 줄이거나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대출절벽이 현실화 되자 민간 금융사 대출상품 이용이 어려운 서민들이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디딤돌대출 등 금융공기관의 보증을 통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책모기지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보금자리론의 올 상반기 기준 공급액은 13조5000억원에 달해 올해 전체 공급액이 역대 최대 공급을 기록했던 지난해(26조6000억원)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금공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올해 보금자리론 공급액은 1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로 보면 ▲1월 2조4000억원 ▲2월 2조6000억원 ▲3월 2조5000억원 ▲4월 2조3000억원 ▲5월 2조1000억원 ▲6월 1조6000억원이다.

올해 디딤돌대출과 적격대출 공급액 역시 지난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딤돌대출은 지난 6월까지 2조3000억원이 공급, 이미 지난해 전체 공급실적인 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적격대출 역시 3조1000억원이 나가 지난해 전체 공급액인 4조3000억원에 다다르고 있다.

대출자들이 정책금융상품을 찾는 이유는 시중은행 대출 상품에 비해 금리 수준이 낮고, 대부분 고정금리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동에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월별·분기별 한도가 정해져 있고,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 등에서 모두에게 대안이 되기는 힘들다.

보금자리론은 실수요자들을 위한 상품인만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한도가 최대 70%로 높아 신혼부부와 청년층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또 최대 40년 동안 금리가 고정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금리인상 시기에도 매월 안정적으로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집값 6억원·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 8500만원) 가구에 허용되며, 대출한도는 3억6000만원이다. 9월 현재 금리는 연 2.8~3.1% 수준(우대금리 적용 시 0.1%포인트 차감)이다.

적격대출은 주택가격 9억원 이하면 최대 5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주담대 상품으로, 소득 제한이 따로 없다. 비교적 대출 조건은 덜하지만 마찬가지로 총량을 제한하기 때문에 은행별·시기별 한도소진에 따라 이용에 제약이 많다.

디딤돌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주택 가격 5억원 이하·전용면적 85㎡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신혼, 자녀가 둘 이상이면 연소득 기준이 7000만원 이하로 올라간다. 참고로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30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1억원을 넘어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일부 대출상품 취급이 제한되자 정책금융상품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하지만 정책금융상품들은 대부분 월별·분기별 한도가 배정돼 있고 자격조건이 까다로워 모든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 대출이 더 어려워지고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정책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단 점도 우려되는 포인트다. 공급 속도가 빨라지면 한도 소진으로 정책금융상품 창구마저도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가계대출 총량에 포함되는 정책금융상품들의 경우 한도가 소진되면 신규 취급이 중단될 수 있다"며 "다만 금융당국이 서민들을 위한 금융지원은 지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금융상품은 다소 융통성있게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금융상품도 무작정 늘릴 수만은 없다"며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지만 당국의 기본 스탠스는 총량관리이고, 6% 증가율을 넘지 말라는 것이니 정책금융상품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는 '햇살론 시리즈'…모순 지적도

정부의 대출억제 정책으로 인해 서민과 취약계층 등 실수요자들이 대부업과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서민·취약계층이 생계자금 등을 적기에 조달하고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지속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4일 '서민·취약계층 간담회'에서 "최고금리 인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라 저신용·저소득자에 대한 자금공급 우려와 함께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여전하므로, 서민·취약계층에게 충분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당초 7조9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늘렸다. 최근 대환상품인 안전망 대출Ⅱ를 비롯해 기존보다 금리를 낮춘 햇살론15, 햇살론뱅크가 출시됐고, 다음달에는 햇살론카드도 출시한다. 서금원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맞춤대출서비스'를 이용하면 본인에게 유리한 조건의 정책금융상품을 안내받을 수 있다.

안전망 대출Ⅱ는 기존에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저신용·저소득 차주가 최고금리 인하로 재대출이 어려워진 경우 대환을 지원하기 위한 마련된 상품이다. 7월7일 이전 연 20%초과 고금리대출을 1년 이상 이용 중이거나 만기가 6개월 이내로 임박하며, 기존 대출을 정상상환 중인 저소득·저신용자가 대상이다.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서 개인신용평점 하위 20%에 해당해야 한다.
 
햇살론 15는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금리 하락을 반영해 기존 햇살론17을 변경해 출시한 상품이다. 금리를 17.9%에서 15.9%로 2%포인트 내렸다. 햇살론15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인 자를 대상으로 한다.

햇살론 뱅크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성실하게 이용해 부채·신용도가 개선된 저신용·저소득자가 은행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지원대상은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근로자햇살론등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한지 1년 이상 경과하고, 부채 또는 신용도가 개선된 저소득·저신용 서민이다. 연소득 3500만원 이하(신용평점 무관), 또는 신용평점 하위 100분의 20에 해당하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신용도·부채 개선도에 따라 차등해 최대 2000만원 한도 내에서 대출을 제공한다.

다음달엔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해 '햇살론 카드'도 출시한다. 도덕적해이 방지를 위해 신용관리교육을 이수하고, 최소한의 상환능력을 충족하면 신용카드를 신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에 강도높은 대출 조이기를 주문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지원은 확대하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일 가계대출을 줄이라 하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대출은 적극적으로 하라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취약계층 등을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에 금융권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