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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10년②]금융감독체계 어떻게 바뀌었나…리스크 관리 '중점'

등록 2018.01.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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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10년②]금융감독체계 어떻게 바뀌었나…리스크 관리 '중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전성 감독 강화" 목소리
당국, 부실 건설·조선 및 中企 구조조정…저축銀도
금융회사 체질개선 작업…'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금융감독 국제공조도…바젤Ⅲ 규제개편 마무리해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2008년 세계 4위 투자은행(IB)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서 크게 부각된 것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었다.

갑작스런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이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이와 관련해 우선 칼을 빼든 분야는 기업 구조조정이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09년 1월 중소 건설사와 조선사를 대상으로 하는 '제1차 신용위험평가 결과'와 함께 16개 구조조정 대상 업체 명단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당시 "건설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주택 증가 등으로 건설사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는 등 일시 연쇄도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당국은 두 달 뒤인 3월 '제2차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통해 또 다시 부실 건설사와 조선사를 걸러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부실이 우려되는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 정상화도 추진했다. 일명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다.
[금융위기 10년②]금융감독체계 어떻게 바뀌었나…리스크 관리 '중점'


금융당국은 2011년 2월 유동성 부족에 처한 총 7곳의 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두 차례 '저축은행 경영 건전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저축은행의 부실은 건설사 대출 사업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서 비롯된 것이다. PF 대출은 부동산 바람을 타고 2005~2007년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저축은행의 부실로 이어졌다.

금융시스템 전반과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체질개선 작업도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현재 각국에서 대형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수단으로 많이 사용하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대표적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기 침체 등 외부 충격에 대한 금융회사의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총생산(GDP) 감소와 실업률 상승, 주택가격 하락 등 금융회사 손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3대 지표의 악화 정도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손실규모를 산출한다.

[금융위기 10년②]금융감독체계 어떻게 바뀌었나…리스크 관리 '중점'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개별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실시하거나 한은 등 일부 기관이 은행 중심의 모형을 개발해 건전성 감독에 활용해왔다. 모든 금융권역을 아우르는 스트레스 테스트는 부재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감원은 기존 은행권 중심으로 이뤄졌던 테스트를 확장해 금융투자, 보험,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전 권역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한 모형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러 금융권역에 걸쳐 종합적인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또 개별 금융회사가 실시한 테스트 결과를 취합하는 방식이 아닌 금감원 자체 테스트가 가능해지면서 결과 산출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조만간 이번 모형을 토대로 개별 금융회사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검증할 방침이다. 또 기존 테스트 결과와 비교해 시사점을 도출하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당국은 금융감독의 국제공조 활동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도 나섰다.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위원회는 2009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7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승인했다. 바젤위원회는 은행 감독당국 간의 주요 감독이슈 공유와 국제적 감독기준 제정을 목적으로 1974년 설립됐다.

[금융위기 10년②]금융감독체계 어떻게 바뀌었나…리스크 관리 '중점'

바젤위원회 가입으로 국내 금융당국은 은행 감독과 관련한 세계적인 흐름과 주요 감독 현안에 대한 정보를 즉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각종 국제 기준의 제·개정을 위한 논의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바젤위원회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새 국제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 규제개편 작업을 추진, 지난해 12월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총재(GHOS) 회의에서 관련 작업을 최종 마무리했다. 개편안은 2022년 1월부터 시행된다.

새로 개편된 바젤Ⅲ는 은행 자본을 규제할 때 자산별 위험 수준에 따라 표준 위험가중치(RW·Risk Weight)를 차등화한 것이 특징이다. 저위험 자산은 RW를 하향 조정하고 고위험 자산은 상향하는 방식이다.

개편안은 또 은행의 저위험 자산 보유 비중이 커질수록 BIS 비율이 높게 나오도록 산출방식을 개선했다.

금감원은 "국내 17개 은행의 현재 자산구성 유지를 가정할 때 은행 BIS 비율은 소폭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금공급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기 10년을 맞은 2018년, 리스크 관리를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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