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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中]③韓기업, 전력난에 '초긴장'

등록 2021.10.0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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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중국 장쑤성)=AP/뉴시스] 중국에서 전력 부족으로 정전 사태가 빚어지면서 10여 개 성(省) 지역에서 전력 사용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27일 중국 장쑤성 난닝에 있는 한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연기가 배출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난징(중국 장쑤성)=AP/뉴시스] 중국에서 전력 부족으로 정전 사태가 빚어지면서 10여 개 성(省) 지역에서 전력 사용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27일 중국 장쑤성 난닝에 있는 한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연기가 배출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중국 일부 지역에서 전력난을 겪으며 현지에 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이 가동 중단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 등 일부 기업은 공장 가동이 이미 중단되기도 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전력난 사태로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 생산거점을 둔 모든 해외 기업들이 가동 중단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광둥성, 저장성, 장쑤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 등 산업용 전기 공급이 제한된 중국 10여개 성에 위치한 기업들의 걱정이 크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곳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지난 17일부터 중국 장쑤성 장자강시에서 운영 중인 장가항포항불수강 가동을 일부 중단한 바 있다. 지난 1일부터 가동을 재개했지만 또 다시 언제 가동이 멈출지 우려하고 있다.

이번 가동 중단으로 하루 약 3000톤(t)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까지 계산하면 전체 감산 규모는 약 4만t 정도다.

지방 정부가 전력 공급을 제한한 지역엔 LG화학과 현대자동차, 삼성디스플레이, 두산 등도 위치해 있다. 이들 기업은 아직까지 가동 중단과 같은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지 전력난이 길어지면 이들 역시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중국 내 생산기지들이 전력 사용량을 제한받고 있다. 하지만 현지 판매 감소로 이미 공장을 일부만 가동하고 있어 생산에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상황변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 정부 정책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자가전력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베이징 1·2·3공장, 창저우와 충칭 등 중국 내에 5개의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판매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지난 5월에는 베이징1공장을 전기차 스타트업 '리샹'에 매각키로 했으며, 베이징 2공장도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기아는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1공장은 2019년부터 합작법인 파트너 위에다그룹에 장기 임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장수성 우시에 양극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별다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생산라인을 정상적으로 돌리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내 전력수급 상황이 안좋아지고 있다"며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 해당지역 중 동관과 톈진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모듈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다만 아직 지방정부로부터 전력 사용량 조정에 대한 별다른 통보를 받지 않은 상태인 만큼 조업일수 조정 등 없이 기존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별다른 지시는 없었다"며 "기업별·업종별로 차이가 있는 것 같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 때문에 지금까지 조업일수를 조정하거나 하진 않고 있다"며 "지침이 내려오면 다시 대책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중국이 전력 공급을 제한한 것은 현지 화력발전소들이 석탄 가격 급등으로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게 업계 시각이다. 중국은 발전용 석탄의 50% 이상을 호주산으로 사용해 왔다. 호주산 수입 금지에도 아직 대체원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화석 연료 발전을 규제한 것 또한 전력난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현지에 공장을 둔 국내 기업 한 관계자는 "동절기에 접어들면 중국 전력난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피크타임인 낮시간을 피하고 야간 중심으로 공장을 가동하는 등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