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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시대③] 채권, 주가 하락 피난처될까?

등록 2022.06.2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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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시대③] 채권, 주가 하락 피난처될까?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관심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 하락이 경기침체가 아닌 인플레이션에 따른 통화정책에 따른 것인 만큼, 주식 피난처로서 채권을 선택하는 것이 마냥 효과적이진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일반 채권 판매규모가 지난달 말 기준 2조원을 넘어섰다. 1~5월 삼성증권을 통해 국고채와 회사채 등의 채권판매 금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00억원) 대비 47% 증가했다.

채권은 국공채를 비롯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이런 채권이 최근 투자자 사이에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이 거론된다.

올들어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시장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금리가 인상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미 발행돼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낮은 가격에 매수하면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새롭게 발행되는 채권은 발행금리가 높아져 이자수익이 쏠쏠하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채권이 현재 시점에서 모두에게 안전자산으로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가능한 고액자산가들이라면 모르지만, 증시 하락분을 메우기 위해 주식을 팔고 채권으로 돌아서는 경우에도 수익률에 도움이 될 지를 두고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워싱턴DC=AP/뉴시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연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7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22.06.15.

[워싱턴DC=AP/뉴시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연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7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22.06.15.



실제로 삼성증권도 전체 채권 판매 규모 중 전통적 부촌인 강남3구에 거주하는 고액 자산가들의 채권 매수 비중이 40.6%를 차지했다. 강남 3구 거주자들의 채권 매수액 중 국고채가 56.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채권에 투자하는 고액자산가 입장에서는 현재 투자가 기회라고 인식될 수 있다"며 "고액자산가여서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채권으로 가져간다면 모르지만, 이번 증시 하락으로 주식에서 손실을 본 것을 만회하는 식의 이유로 주식을 팔고 채권으로 이동하려 한다면 안전자산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증시 하락의 이유가 경기침체가 아닌 통화정책에 있기 때문이다. 증시는 올들어 하락세다. 코스피는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긴축정책 실시에 한 차례 내려앉은 뒤 박스권을 유지하더니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하락했다.

특히 지난 10일에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년 만에 최고 상승률로 나타난 뒤,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진 모양새다.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까지 금리인상 강도를 높이자, 코스피도 지난 17일 장중 2400선까지 붕괴됐다. 즉 현재 증시는 국내외 인플레이션 충격에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결과란 점에서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먹거리 등 소비자 체감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9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때 이른 폭염에 배추·깻잎·열무 등 채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2022.05.2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먹거리 등 소비자 체감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9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때 이른 폭염에 배추·깻잎·열무 등 채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2022.05.24. [email protected]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차장은 "현재 증시 하락이 경기 침체의 이유로 빠진다면 채권이 안전자산으로서 역할을 할텐데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생긴 것이라 (다르게 봐야한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여기에 베이스를 둔 채권금리도 오른다. 채권가격은 반대로 내려가면서 안전자산의 역할보다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는 부분이 더 크기 때문에 채권가격이 매력적이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이후의 시장상황을 보며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지산 연구원은 "3분기까지는 금리상승 리스크가 있다고 본다. 그 이후로는 물가만 어느 정도 안정되면 경기 상황이 아주 좋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나쁘진 않은 여건이 될 수도 있다"며 "3분기 말(9월)이 이를 가늠하기에 정확한 시점이 될 수 있을지 단정하긴 어렵지만 우선 그 쯤 되면 내년 채권 발행계획도 나오는 만큼 이를 확인하며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추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