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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날숨, 유리조각에 담았다...마이클 주 10년만의 개인전

등록 2017.11.30 1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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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Michael Joo Profile Image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서울=뉴시스】Michael Joo Profile Image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설치미술가 마이클 주(51)가 10년만에 한국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30일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K 2, K3 전시장에 'Single Breath Transfer'를 타이틀로 회화 조각 설치등 30여점을 전시했다. 마이클 주가 지난 2년간 뉴욕, 독도, 한반도 비무장 지대(DMZ) 등의 지역에서 연구하고 작업한 작품들이다.
  
 전시 타이틀 'Single Breath Transfer'는 의학 용어로 '단회 호흡법 혹은 일산화탄소 폐확산능검사'라는 뜻이다. 폐로 유입된 공기가 혈액으로 녹아 들어가는 정도를 측정하는 임상 실험을 일컫는다. 생명을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인 원리인 산소 혹은 에너지의 순환 작용은 일상 속에서 작용하고 있는 물리적 법칙과 자연의 섭리를 은유한다.

 마이클 주의 작업은 이러한 존재론적인 현상에 주목하며, 시간과 문화, 의미를 형성하고 결정짓는 시스템의 유동적인 상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로 확장된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업들은 신체와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우리의 신체와 특정 장소에 동력을 부여하는 요소들을 탐구한다.
  
【서울=뉴시스】 Single Breath Transfer (Marshall)2017Mold-blown glass34 x 26 x 24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서울=뉴시스】 Single Breath Transfer (Marshall)2017Mold-blown glass34 x 26 x 24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K2 1층 전시장에서 선보인 'Single Breath Transfer'(2017) 연작은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12점의 유리 조각들로 다양한 높이로 특수 제작된 좌대 위에 전시됐다.

 각 유리 조각은 사람의 날숨을 종이 및 비닐 봉투로 포착한 후 유리로 캐스팅하여 제작한 것으로, 찰나에 흩어지는 인간의 숨을 이와 대조적인 유리주물이라는 시간 소모적인 가공법으로 보여준다.
 
'7 Sins'(2016)은 과학과 종교 사이의 문맥을 탐구한 실크스크린 연작이다. 역시 과학적 접근을 수반한 이 작업은 제목이 내포하듯 성서에서 규정하는 7대 죄악, 즉 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음욕 등의 행위를 범할 때 소모하는 칼로리 소비량을 0.001초 단위로 측정한 결과물로, 그 소모량을 베이킹 트레이에 새겼다. 하루에 인간이 행하는 찰나의 행위들에 내포된 사소한 화학적인 변화에 주목함으로써 일반적으로 숨겨져 있거나 보이지 않는 것들에게 물질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서울=뉴시스】Production still (Dokdo) 2017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서울=뉴시스】Production still (Dokdo) 2017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K3에서 소개되는 또 다른 모빌 작업인 The Story of Us(2017)는 독도의 폐기된 구조물에서 버려져 있던 작은 철근들과, 한때 건물의 토대를 구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과 자연에 의해 마모된 돌들로 만들었다.

 모빌의 하부에 매달린 가장 큰 ‘바위’는 작은 화산석을 3D 스캔하여 100배 이상으로 확대한 후 목탄으로 제작한 인공물이다. 마이클 주는 "이 작업은 미래와 과거가 함께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모빌이 서서히 회전할 때 전시장 지면에 위치한 캔버스 천에 타원형의 궤적을 남긴다. 이 작품은 장소의 일부(목재)가 그 장소를 담는 도구로 재현되는 과정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주는 지난 30여 년간 미술 내의 다양한 매체를 하나의 작업으로 합치시키는 등 예술의 경계선을 확장시켜왔다.물질성에 대한 관찰과 탐구를 통해 사회적 가치관과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정의 내리는가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유동적인 상태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그는 "1990년대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노예들이 일하던 큰 농장, 광산과 관련한 작업을 했다"며 "앞으로 DMZ, 북아프리카 화석층과 관련해서도 작업할 것"이라고 했다. "DMZ는 정치적 이슈가 떠오르지만 자신은 인간이 자연을 사유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북아프리카 화석층에 대한 연구는 땅밑의 것은 누구의 소유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6년 제 6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대상 및 미국예술가협회 펠로우십(United States Artists Fellowship)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휘트니 미술관, 워커아트센터,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 스톡홀름 현대미술관(Moderna Museet), 홍콩 M+, MIT 리스트 비주얼 아트센터, UCLA 해머미술관 등 전세계 주요 미술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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