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거래 24시간 동안 18% 상승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에 처음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거래 시작 24시간 만에 18% 이상 상승했다.
선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 주말 폭락했던 비트코인 현물 가격도 1만6000 달러 선을 회복했다.
1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 1월 인도분은 이날 오후 5시(미국 중부 시간·한국시간 12일 오전 8시) 1만7810 달러를 기록했다. 거래 시작 24시간 만에 개장가(1만5000 달러)보다 18.73% 가격이 상승했다.
오후 7시 현재 비트코인 선물은 1만7750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거래가 집중되면서 과열 양상도 나타났다. CBOE는 비트코인 시세가 장중 급격히 오르거나 내릴 경우 과열을 식히기 위한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매매 일시 중단제도)를 도입했다. 서킷 브레이커는 첫 거래일에만 두 차례 발동됐다.
개장후 1만6000달러 아래에서 횡보하던 선물 가격이 1만7000 달러를 뚫고 10% 이상 상승하면서 전날 오후 7시께 첫번째 거래 중단이 2분간 발동됐다. 선물 가격은 오후 9시께에도 20% 이상 급등해 다시 한번 5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오후 4시 1만8600 달러까지 올랐다가 30분 만에 1만7500 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비교적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선물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면서 지난 주말 동안 1만3200 달러까지 떨어졌던 현물 가격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현재 비트코인 현물은 1만6641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선물 시장 개장 효과로 1만7300 달러 선까지 올라 전고점(1만7536 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선물거래는 미래 특정한 시점에 계약을 이행하기로 약속하는 거래다.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다는 것은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현물 가격은 선물 가격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 전문매체 CNBC는 "코인데스크의 자료를 추적한 결과, 투자자들이 가격 변동성에 베팅하기 위해 CBOE에 몰려들었을 때 비트코인 가격은 순간적으로 2만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거래량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지적도 있다. 24시간 동안 거래된 선물 계약은 7112건이다. 처음 한 시간 동안 996계약이 체결됐지만 마지막 한 시간 동안의 거래량은 228계약으로 줄었다.
가상화폐 트레이딩 업체 컴버랜드의 바비 조 수석 트레이더는 "시장에 많은 참여자가 없다"며 "사람들이 아주 조심스럽게 거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알파 샤크 트레이딩의 앤드루 킨 최고경영자(CEO)는 매수호가와 매도호가 간의 가격 스프레드(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프레드가 120 달러나 된다면 나는 거래할 수 없다"며 "스프레드가 좁혀지면 거래하기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인 '프리미엄'이 너무 크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비트코인 선물은 현물보다 5%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는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리미엄이 13%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선물은 가상화폐에 대한 기존 금융산업계의 회의론을 불식시키지는 못했다"며 "어떤 사람들은 선물과 현물 가격 격차를 가상화폐와 전통적 금융 산업간의 결합이 불가능하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이 너무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