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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광주재개발·상] '아파트 천국' 기형적인 주거문화

등록 2019.11.03 09:00:00수정 2019.11.03 09: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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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비율 78.9% 전국에서 두 번째 높아

인구 수 줄어드는데 아파트 과잉공급 우려

부동산 투기·빈부격차 확대 병리현상 발생

【광주=뉴시스】 광주지역 아파트 단지.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광주지역 아파트 단지.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광주시민 10명 중 8명이 아파트에 거주할 정도로 광주의 주거형태가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 도심 속 옛 주택지역과 학교는 물론 외곽의 공원까지 아파트라는 블랙홀에 빨려들어가고 있다.

'아파트 천국'이라는 오명 속에도 광주는 앞으로 신도시 건설 규모에 버금가는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아파트 과잉공급은 결국 토지공개념과 상반되는 투기, 빈부격차 확대, 건설사 간 이전투구 등 다양한 사회적 병리현상을 나타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광주지역 아파트 현황과 공급과잉에 따른 문제점, 바람직한 주거문화 대안 등을 상, 중, 하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전국 최고의 아파트 비율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광주지역 아파트는 1097개 단지에 41만2623세대다.

지난해 말 기준 광주지역 전체 주택 대비 아파트 비율은 78.9%로 세종시 83.7%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전국 평균 61.4%보다 17.5%포인트, 수도인 서울 58%보다도 20.9%포인트가 높다.

주택보급률도 2017년 기준 105.3%로 전국 평균을 2%포인트 가량 넘어서고 있다. 광주지역 인구는 2014년 147만6000여 명에서 2018년 145만9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사정이 이런 데도 올해 입주하는 광주의 새 아파트는 1만4099가구로 지난해 7528가구보다 두 배 가량 증가했다.

2020년에도 1만2678가구가 입주하는 등 2020년부터 2028년까지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포함하면 총 17만7617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치솟는 고분양가 '묻지마 청약'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광주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1년 만에 27%나 급등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광주지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227만9300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 968만5500원에 비해 259만3800원(27%)이 치솟은 것이다.

정부가 광주 서구와 광산구, 남구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했지만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지난 9월 분양을 마친 서구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는 지역 평균보다 200만원 가량 더 높은 3.3㎡당 1470만원을 책정했다. 중도금 이자와 확장비 등을 포함하면 실질 분양가는 1500만원대에 달한다.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는 일반분양 경쟁률이 평균 88.3대 1, 84㎡ A타입의 경우 679.3대 1로 역대 광주지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자가 발표된 후 분양권 전매 가격이 5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묻지마 청약'을 부채질했다.

◇주택재건축 '건설사 과열 경쟁' 부작용

대단지 주택재건축 시장에 뛰어든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사랑방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광주지역 재건축 현황은 서구 4곳, 남구 10곳, 북구 1곳, 광산구 1곳 등 총 16곳이다. 이 중 재건축조합이 설립된 곳은 6곳이다.

최근 북구 풍향동 주택재개발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2995가구에 8000억원 규모의 재개발사업에 뛰어든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건설은 49층 초고층을 아파트를 건설하겠다고 해 과대홍보 논란을 빚고 있으며, 포스코건설은 아파트 설계도를 제출하지 않아 불법 홍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조합원에 현금 제공, 무료관광, 다운계약 등 의혹과 고소·고발까지 난무하고 있다.

◇미분양·노후 아파트 거래 단절·빈부격차 확대 우려

아파트 공급과잉은 노후 아파트 비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을 수록 신규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가가 치솟을 경우 노후 아파트가 오히려 신규 아파트 미분양을 초래하는 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노후 아파트 매매가로는 신규 아파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데다, 노후 아파트 매매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운 점도 향후 미분양 사태를 촉발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광주지역의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의 비율은 50.83%로 대전(52.7%), 전북(52.3%)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높다. 노후 아파트가 재생되지 않을 경우 도심속 흉물이 되면서 빈부격차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상배 광주시 도시재생국장은 "도시 중장기 계획을 통해 아파트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과잉공급을 막을 계획이다"며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광역시 중 최초로 공공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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