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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남자 고재영 "'주작'하면 표정에 다 드러나"[일문일답]

등록 2024.05.10 0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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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유튜버 '고재영' "'주작' 의심하는 사람들 밉지 않아"

"정신력 강하냐"는 질문에 "누구든 업이 되면 할 수 있을 것"

챌린지 중 경미한 공황 증상…"나중에는 좀 무섭더라" 고백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튜버 고재영이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4.2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튜버 고재영이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지윤 리포터 = "인간이라면 의심을 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랑 비슷한 콘텐츠, 챌린지를 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그분들 영상에도 무조건 주작(조작) 의심 댓글이 있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크리에이터 고재영(28)은 지난달 2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때때로 본인 영상에 달리는 '주작 의심 댓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또 그는 "주작하면 표정에 다 드러난다. 내가 몰래 푹 잤다면 눈에 총기가 돌았을 거고, 몰래 먹었다면 체중이 늘었거나 했을 거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현재 유튜브 채널 '고재영'을 운영하는 챌린지 전문가다. 그가 지금까지 도전한 챌린지는 '100시간 잠 안 자기', '100시간 피시방에서 살아보기', '일주일 동안 만원으로 살아보기', '일주일 동안 개사료만 먹어보기' 등 일반인이 성공하기 어려운 고난도 주제들이다.
 
인간의 본능을 극한까지 억눌러야 하니, 딱 봐도 성공 확률이 낮아 보인다. 그러나 인터뷰 당일 기준으로 실패했던 챌린지는 단 두 개뿐. 이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챌린지도 족족 성공시키는 프로 챌린저 고재영에게 "정신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하자 의외로 그는 "그렇지 않다"라며 곧바로 부정했다.
 
그는 "다들 그런 말씀 많이 하신다. 그런데 그분들도 나처럼 유튜브가 업이 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대한민국 여러 직장인분도 늦게까지 야근하고, 쪽잠 자고 일찍 출근하지 않나. 내가 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고재영은 최근 피시방에서 100시간을 버티는 콘텐츠에서 숨을 잠시 못 쉬는 모습을 보여 구독자들의 걱정을 샀다. 멘탈이 극한으로 내몰릴 때까지 지하 피시방에서 버티고 버틴 그에게 구독자들은 "앞으로는 제발 쉬운 챌린지도 섞어서 하라"고 당부했을 정도였다.
 
그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사실 내가 건강 부심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당시 공황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는데 사람들이 댓글로 '경미한 공황 증세일 수도 있다'고 그러더라. 사실 그 댓글 보고 좀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불안에 온종일 포털 사이트를 뒤지면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피시방에서 100시간을 버티는 콘텐츠는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영상이 게재된 지 2주 만에 100만 조회수를 돌파하는 쾌거를 거뒀다. 강한 의지력과 기발한 기획이 통한 것이다. 댓글 중 일부는 그를 한국의 '미스터 비스트'라고 칭송하기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가장 어려웠던 챌린지가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피시방 콘텐츠가 아닌 100시간 잠 안 자고 버티기 콘텐츠를 꼽았다. 그는 직접 여러 챌린지를 경험해보니 "어려운 것과 힘든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인간이 수면욕을 참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온몸으로 체감했다고.
 
마지막으로 그는 본인을 걱정하는 구독자들에게 "사실 이게 도전해보기 전까지는 (몸에 무리가 갈지) 모를 때가 많다. 나도 피시방 힘들 거라고 예상 못 했는데 실패하지 않았나"라며 "그래도 앞으로는 어려운 걸 하되 몸에 지장이 갈 정도로 힘든 건 피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튜버 고재영이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4.2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튜버 고재영이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4.25. [email protected]


다음은 고재영과의 일문일답.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유튜브에서 여러 가지 도전하면서 열심히 어그로 끌고 있는 고재영(28)이라고 한다."

-지금은 챌린지로 유명하지만 채널 초기에는 시사적인 주제로 길거리 인터뷰를 진행했다.
 
"예전에 유튜브 피디로 일한 덕분에 사회적인 이슈를 수도 없이 접했다. 흔히 말하는 학벌, 젠더, 출산율 문제 같은 것들 말이다. 인터넷만 들어가면 항상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한데 과연 현실에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길거리 인터뷰를 그런 주제로 진행하는 사람들이 이전에 딱히 없어서 선점하고 싶었다."

-있을 법한데 아무도 하지 않았다니 의외다.
 
"길거리 인터뷰라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정서상 애로사항이 많다. 사이비도 많고. 무엇보다 스몰 토크 문화가 없지 않나. 나도 당시 타율이 일 할이었다."

-그럼 아무도 인터뷰에 응해주지 않았던 적도 있나.

"있다. 장장 3일에 걸쳐서 했다."

-섭외에 난항을 많이 겪은 것 같다. 그래서 챌린지 콘텐츠로 방향을 바꿨나.
 
"그렇기도 하고 찍어줄 사람을 구하기에 마땅치 않았다. 매번 친구에게 부탁하기에도 좀 그랬다."

-다행히 채널 방향을 바꾸고 '떡상’했다. 가장 어려웠던 챌린지가 무엇이었나.

"어려웠던 건 100시간 잠 참기 챌린지다. 수면욕이라는 인간의 본능을 이기기 쉽지 않더라. 그런데 힘들었던 건 만원으로 일주일 버티는 챌린지였다. 너무 배고팠다."

-정신력이 강한 것 같다.

"다들 그런 말씀 많이 하신다. 그런데 그분들도 나처럼 유튜브가 업이 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대한민국 여러 직장인분들도 늦게까지 야근하고, 쪽잠 자고 일찍 출근하지 않나. 내가 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채널 떡상 후 주변인들 반응이 궁금하다.

"친구, 가족들 모두 엄청 응원해준다. 특히 가족은 구독자 오를 때마다 단톡방에 '몇만 명 축하' 이렇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준다."

-구독자 수 30만을 앞두고 있다. 무슨 기분인가.
 
"진짜 체감이 안 된다. 정말 10만 구독자가 목표였던 사람이라 20만 넘긴 것도 솔직히 신기했다."

-'100시간 동안 잠을 안 자면 생기는 일'이 부동의 조회수 1위다. 챌린지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열광한 이유가 뭐라고 분석하나.
 
"100시간 밤새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니까 궁금해서 들어온 것 같다. 그리고 대학생 시험 기간, 사회초년생 시절 등 본인이 밤 새운 경험을 댓글로 공유한다. 다른 챌린지, 특히 생식이나 채식 같은 건 일상생활에서 쉽게 경험하기 어렵지 않나. 밤새는 건 한 번쯤 해봤던 도전이니까 내 피로에 더 이입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영상에 덱스가 나왔다. 이게 좀 크다."

-해당 영상에 "덱스가 나왔는데 썸네일로 어그로 안 끈 거 대단하다"는 댓글이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덱스 왜 썸네일에 안 넣었냐'.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았다. 그런데 난 진짜 1%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 유튜브 영상을 시청만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할 수 있다. 그런데 난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한 편, 한 편이 채널의 정체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면서 영상을 만든다. 정말 단순하게 말하면, 덱스가 그 영상의 주인공이 아니었기 때문에 덱스를 썸네일로 쓰지 않았던 거다. 그리고 그분께 의도치 않게 누를 끼칠 수도 있지 않나. 그게 마음에 걸린 것도 있다."

-챌린지 난이도가 높다 보니 '주작'을 의심하는 댓글도 꽤 보인다.
 
"인간이라면 의심을 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랑 비슷한 콘텐츠, 챌린지를 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그분들 영상에도 무조건 주작 의심 댓글이 있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주작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몇 마디 해보자면.

"우선, 주작하면 표정에 다 드러난다. 내가 몰래 푹 잤다면 눈에 총기가 돌았을 거고, 몰래 먹었다면 체중이 늘었거나 했을 거다. 나도 주작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체중 변화를 찍는 등 뭔가를 더 하긴 하는데, 사실 그걸 보고도 못 믿으면 더 증명할 방법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날 의심하는 사람들이 싫거나 밉진 않다."
 
-회사 없이 혼자 채널을 운영한다고.

"그렇다. 사실 옛날에 피디로 일할 때는 '왜 회사 들어가지? 안 들어가고 자기가 돈 다 먹으면 되는 거 아니야?' 좀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회사 없이 혼자 크리에이터로 일 해보니까 왜 돈 주고 회사 들어가는지 알 것 같다. 혼자 하기에 일이 많긴 하더라."

-예전에 유튜브 피디를 했던 경험이 지금 고재영 채널에 도움이 많이 됐을 것 같다.

"도움이 많이 됐다. 그때 기획, 촬영, 편집을 전부 해보면서 깨달은 게 많다. 예를 들면 내가 화려하고 예쁜 편집에 재능이 없다는 거. 그래서 ‘얘는 다른 건 몰라도 아이디어는 좋아’ 이런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외국 콘텐츠들도 되게 많이 보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 만한 소스를 항상 탐색했다."

-편집도 잘 한다. 특히 '한국인 정서에 잘 맞는 편집'이라는 호평이 있던데.

"무조건 빠르게, 알차게 만들려고 한다. 유튜브 쇼츠를 보면 하이라이트를 안 보여주고 영상을 끊는 경우가 많다. 난 그 기법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영상을 틀었는데 하이라이트 직전에 끊길 기미가 보이면 바로 영상을 나간다. 내가 그런 사람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최대한 짧고 굵게 영상을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전직 유튜브 피디였으니 영상 편집할 때 남들보다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엄청 고민한다. 계속 이렇게 살면 50대 되면 머리 밀고 다녀야 할 수도 있다. 다행히 유전자가 좋아서 아직은 풍성하다."

-어떤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나.
 
"언제나 목표는 사람들 몰입을 깨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편집할 때 중복되는 말이 있으면 초 단위로 잘라서 무조건 뺀다. 사소한 거지만 이런 게 모이고 모이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되게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썸네일 고민을 진짜 많이 한다."

-가장 최근에 올린 피시방 편 썸네일도 치열한 고민 끝에 나왔나.

"그렇다. 썸네일에 컵라면이 쌓아 올려져 있는 게 보일텐데 그것도 다 의도한 거다. 그렇게 썸네일을 만들면 피시방에서 오래 산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 문제는 요즘 피시방에서 컵라면을 안 판다. 그래서 편집하는 내내 컵라면만 먹었다. 가족들도 같이 동참해서 끼니로 먹고 그랬다."
 
-'피시방에서 100시간 버티기' 도전을 진행하다 경미한 공황 증상이 왔다고.

"사실 처음에는 되게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밖을 나돌아 다니는 걸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잊고서 말이다. 지하 피시방에서 갇혀서 햇빛을 못 보니까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꾀죄죄하게 냄새 풍기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는 것 같아서 내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순간 숨이 잘 안 쉬어졌다. 당시 공황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는데 사람들이 댓글로 '경미한 공황 증세일 수도 있다' 그러더라. 사실 그 댓글 보고 좀 무서웠다."

-구독자들이 건강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사실 이게 도전해 보기 전까지는 모를 때가 많다. 나도 피시방 힘들 거라고 예상 못 했는데 실패하지 않았나. 그래도 앞으로는 어려운 걸 하되 몸에 지장이 갈 정도로 힘든 건 피하려고 한다."

-피시방에서 영화를 많이 보던데. 좋아하는 영화가 있나.

"시원시원한 전개를 선호해서 오락 범죄물을 좋아한다. 오션스 일레븐, 오펜하이머, 범죄의 재구성, 도둑들 그리고 서울의 봄을 재밌게 봤다."

-훗날 제작비를 통 크게 쓸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어떤 콘텐츠를 기획해 보고 싶은지 궁금하다.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대형 기획물 하나는 만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난 진용진, 장지수, 김계란님의 도전 정신을 되게 좋아한다. 그분들이 만든 머니 게임, 가짜 사나이, 공범 같은 대규모 기획물이 당시 정말 센세이션하지 않았나. 요즘에는 수지타산이 잘 안 맞아서 그런 대형 기획물이 예전만큼은 많이 만들어지지 않는데, 그래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난 무조건 만들어보고 싶다."

-대형 콘텐츠를 기획한다면 출연도 하나.

"출연은 무조건 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채널명이 GO재영이니까."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긴말 안 한다. 앞으로도 구독해 주신 거 쪽팔리지 않게 하겠다."

-인터뷰는 여기서 끝이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한마디만 더 하겠다. 나는 원래 기자님의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었다. 누군가를 내가 인터뷰하고 촬영했지, 한번도 인터뷰를 받는 쪽의 입장이 아니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이냐면, 지금 모든분께 감사하다는 거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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