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나노 격돌…차세대 EUV 장비 운영 전략 '주목'
ASML, 오는 2030년께 차세대 하이퍼 NA 양산 계획
'하이-NA' 보다도 세밀한 회로 패턴 새길 수 있어
장비 도입 '타이밍 싸움'으로…삼성 전략적 판단 주목
[서울=뉴시스]
현재 최신 AI 반도체는 4나노 공정이 적용되는데 전력 효율과 성능 개선을 보려면 수년 내 2~3나노로 공정 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맞춰 초미세 공정 운영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도 진화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는 장비 쟁탈전을 벌이면서 동시에 천문학적 장비 가격과 복잡한 장비 운용 해결이 과제로 꼽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최근 오는 2030년 이후 차세대 EUV인 '하이퍼-NA'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이퍼 NA는 올해 초 고객사에 전달을 시작한 차세대 EUV의 후속 제품이다. EUV는 웨이퍼(원판) 위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역할을 맡는다. EUV는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없어선 안 될 장비지만, 이마저도 최근 물리적 한계에 부딪혔다.
현존 최고 수준인 3나노 공정의 경우 EUV 장비로도 대응할 수 있지만, 앞으로 양산에 들어갈 2나노와 1.4나노는 하이-NA EUV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UV 장비가 업그레이드 될수록 렌즈와 반사경 크기를 확대해 기존 장비보다 더 세밀하고 오밀조밀하게 그릴 수 있어서다.
EUV 장비는 파운드리 공정 진화 속도에 맞춰 개발도 빨라지고 있지만, 비싼 가격 문제는 여전하다.
수천억에서 조 단위로 뛰나…차세대 장비 부르는 게 값
하지만 장비 가격 자체가 비싸 이 같은 장점을 상쇄한다. EUV는 한 대당 2500억원 수준인데, 차세대 하이-NA EUV는 이보다 2배 비싼 4000억~5000억원까지 몸값이 높아졌다.
이어 2030년 이후 나오는 하이퍼 NA도 전 세계적인 원자재 인플레이션과 미중 갈등 속 글로벌 공급망 재편, EUV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하면 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하이-NA 장비의 경우 한 해 생산 가능한 물량이 5~6대에 불과한 반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장비 도입도 '타이밍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어느 세대의 장비를 어느 시기에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 파운드리 업체들이 EUV 도입을 놓고 고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인텔 파운드리는 미국 오리건주 힐스보로 R&D 사이트에서 업계 최초 상업용 ‘고개구율(High Numerical Aperture, High NA) 극자외선(Extreme Ultraviolet, EUV)’ 노광장비(리소그래피 스캐너) 조립을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인텔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선제 도입 인텔은 적자…삼성·TSMC는 일단 신중
하지만 천문학적인 장비 가격 탓에 인텔은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문은 지난해 7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봤다. 중요 원인 중 하나는 차세대 EUV의 선제적인 도입 때문이다.
본격적인 하이 NA 장비의 납품 시기는 오는 2025년으로 추정되는데, 이 때까지 파운드리 업계가 양산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단 아직까지 TSMC와 삼성전자는 차세대 EUV 장비 도입에 신중한 모습이다.
TSMC의 경우 차세대 EUV 장비가 "너무 비싸다"는 입장을 밝혔고, EUV를 쓰지 않는 차세대 공정인 1.6나노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지난달 웨이저자 TSMC CEO가 네덜란드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새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이재용 회장도 지난해 12월 ASML 네덜란드 본사를 방문해 장비를 확인했고, 이때 주문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7년 경기도 화성에 ASML과 연구 센터를 조성해 하이-NA 등 노광장비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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