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달째 오물풍선 왜…"대북전단 오물쓰레기라 불러"
北, 25일 밤 오물풍선 250여개 살포
올해만 6번째 살포…한 달째 이어져
전문가 "대북 전단 대한 비례 대응"
"국민 정서 건드리고 불안 조성해"
[파주=뉴시스] 북한이 약 한 달째 오물이 담긴 풍선을 날려 보내고 있다. 담배 꽁초, 분변가루를 넣은 풍선이 국회 같은 인천공항, 대학교 등 생활 공간에 떨어지며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경기 파주시 금촌동의 한 도로에서 발견된 북한 대남 오물풍선. (사진=독자제공) 2024.06.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 북한이 약 한 달째 오물이 담긴 풍선을 날려 보내고 있다. 담배 꽁초, 분변가루를 넣은 풍선이 국회 같은 인천공항, 대학교 등 생활 공간에 떨어지며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방,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대북 전단에 대한 북한의 비례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화학물질을 풍선에 넣어 보낼 가능성은 일축했다.
북한은 전날 밤 250개가 넘는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올해 6번째 살포다.
2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우리 군이 식별한 오물풍선은 250여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우리 지역에 낙하한 풍선은 100개가 넘는다.
오물 풍선으로 인한 피해도 발생했다. 26일 오전 4시8분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248번 항공기 게이트 인근에 오물 풍선 1개가 떨어져 항공기 이착륙이 중지되기도 했다.
오물 풍선 살포는 약 한 달 동안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9일까지 4차례 풍선을 날려 보냈다. 이후 24일과 25일 밤 이틀 연속으로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했다. 지난 20일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을 뿌리면서다.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20일 오후 10시에서 21일 오전 0시 사이에 경기 파주시에서 북한으로 전단을 보냈다고 21일 밝혔다. 대북 전단 30만장과 드라마, 트로트 등 동영상을 저장한 이동식저장장치(USB) 5000개, 1달러 지폐 3000장을 대형 애드벌룬에 담아 북한에 보냈다.
[파주=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정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재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한 가운데 지난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군인들이 위장막에 덮힌 이동형 대북 확성기를 점검하고 있다. 2024.06.26. [email protected]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대북 전단이 기본적으로 자기 체제를 흔든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국가 목표는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 수령을 어떻게 결사옹위하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물 풍선 살포는) 대북 전단 도발에 대한 북한 나름의 비례 대응이다. 대북 전단을 보낸 만큼 자기들도 대응하겠다는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를 '생활밀착형 도발'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은 대북 전단으로 받는 타격이 크다"며 "실질적으로 오물 풍선으로 인한 인명이나 재산상의 피해가 크지 않지만 국민의 정서를 건드리고 불안감을 조성해 불편함을 자아내는 도발"이라고 짚었다.
풍선에 굳이 '오물'을 넣는 이유에 대해 박 교수는 "대남 전단을 넣어도 효과가 전혀 없다. 한국 사람들이 그걸 봐도 북한의 선전에 넘어갈 가능성이 없어 오물을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대북 전단을 '오물 쓰레기'라고 부르기 때문에 한국도 오물 쓰레기의 고통을 당해보라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양 연구위원도 "대북 전단이 북한 입장에서는 오물이라는 메시지를 오물 풍선에 넣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풍선에 화학물질이 담길 가능성에 대해 박 교수는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박 교수는 "생화학 물질을 넣으면 테러 행위가 되고 생화학무기나 대량 살상 무기이기 때문에 그 물질을 사용하는 순간 국제 범죄가 된다"며 "그에 대한 대응은 한미가 갖고 있는 모든 대응 수단을 다 활용해도 국제법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풍선은 바람을 따라오고 전혀 조정이 안 되는데 잘못하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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