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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노조가 이재용 집앞 달려간 날…전영현 "성과급 오른다"

등록 2024.08.01 16:39:34수정 2024.08.01 19: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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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성과급 지급율, 예상보다 높을 것"

전삼노 "성과급 투명하게…노조 의견 반영"

[서울=뉴시스]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올 2분기 '깜짝 실적' 후 공식 메시지를 통해 올해 직원들에게 '더 높은' 성과급을 예고했다.

총파업 25일째를 맞은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을 찾아 노사 교섭 결렬 책임을 물은 가운데 노사 갈등의 시발점이었던 성과급이 이제 갈등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반도체 시황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1분기 흑자 전환을 기점으로 상반기에만 8조4000억원 이익을 달성해 올해 경영계획 목표 대비,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라며 성과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 부회장은 "당초 공지된 내용은 경영계획 목표 영업이익 11조5000억원을 달성할 경우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0~3%"라며 "그러나 현재 반도체 시황이 회복되고 이익률도 개선되고 있어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면 OPI 지급율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 부회장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 부회장 발언에 앞선 이날 오전 전삼노는 서울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 모여 파업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삼노는 지난달 8일부터 총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날 25일차를 맞았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9일부터 사흘 간 임금 인상률 및 성과급 제도 개선과 관련해 집중 교섭을 벌였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전삼노는 '전 조합원 5.6%(기본 3.5%·성과 2.1%)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사협의회에서 정한 5.1%(기본 3%·성과 2.1%)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은 전삼노 조직이 커진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현재 3만6341명으로 삼성전자 국내 직원수의 30% 수준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삼노 조합원은 1만명을 밑돌았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만 가입자 수가 2만5000명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전삼노 조합원의 90%는 반도체 부문 소속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전삼노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2024.08.01.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삼노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2024.08.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사상 초유 적자를 내며 대부분 부서에서 성과급이 줄었다. 특히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OPI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OPI는 1년에 한 번 지급되는 삼성전자의 대표적 성과급으로, 일년 중 받는 성과급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지난 2022년에는 역대급 매출 달성으로 상한선인 연봉의 50%를 받았는데 이를 받지 못하면서 사실상 임금이 삭감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불만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삼노는 이번 교섭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며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에서 세금과 각종 자본비용 등을 제외한 '초과 이익'을 뜻하는 EVA(경제적 부가가치·Economic Value Added)를 활용하는데, 구체적인 산정 기준은 직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최종 교섭에서 성과급 산정 기준을 개선하고, 그 과정에서 노조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직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좀 더 알기쉽고, 투명한 성과급 지급체계를 가동 중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반도체, 가전, 모바일 등 여러 사업부가 한데 있는 만큼 성과급 기준을 단순히 산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사측은 노조 의견만 듣고, 모든 결정은 회사가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결정은 회사가 하는 것이니 주는 대로 받으라는 것인데, 이는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처사"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커진 배경에는 낮아진 성과급이 큰 역할을 했는데 올해 실적 개선으로 성과급이 올라가면 노조 투쟁 명분도 약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 총파업 기간이 길어지면 파업 참여자들의 임금 손실도 계속 커지는데 이에 대한 보전 여부도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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