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과 더 멀어진 삼성…동남풍 안부나?[파운드리 삼국지③]
TSMC·삼성, 격차 갈수록 벌어져
패키징 신기술 안정화 급선무
고부가 HPC 매출 비중도 높여야
[서울=뉴시스]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 (사진=삼성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대만 TSMC를 따라잡고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 2030'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삼성전자는 TSMC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TSMC와 격차는 더 벌어지고 말았다.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이라는 초호재를 맞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은 여전히 TSMC로만 손을 뻗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삼성전자가 '패키징'과 '고성능컴퓨팅(HPC)'에서 두각을 보여야 시장 구도를 재편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1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대만 TSMC는 올해 2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62.3%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삼성전자는 점유율 11.5%로 간신히 2위에 그쳤다.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올 1분기 50.7%포인트에서 2분기 50.8%포인트로 더욱 벌어진 상태다.
이 2분기 매출의 경우 TSMC는 208억1900만 달러(27조88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10.5%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38억3300만 달러(5조1300억원)를 올리며 전 분기 대비 14.2%로 상승했지만, 아직 TSMC 매출의 5분의 1에 그치는 상황이다.
현재 TSMC는 엔비디아와 애플, 퀄컴 등 빅테크들에 고부가 AI 반도체를 공급하면서 확고한 생태계를 꾸리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쉽게 줄지 않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시장 판도를 바꿀 중요한 열쇠 중 하나로 '패키징' 기술을 꼽는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첨단 패키징 기술인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징(FO-PLP)'를 안정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FO-PLP는 기존 원형 웨이퍼를 대체하기 위해 직사각형 인쇄회로기판(PCB) 패키징을 도입한 기술로, 생산 효율이 높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TSMC의 패키징 기술인 'CoWoS'가 AI 시장 수요 확대로 병목현상을 겪으며 삼성전자의 이 기술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새로운 기술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안정화해 고객사 신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TSMC와의 실적·점유율 격차 이유 중 하나였던 '고성능컴퓨팅(HPC)'이 또 다른 돌파구로 꼽힌다.
HPC는 고성능 연산을 하기 위한 컴퓨터로 고부가 반도체가 필요해 수익성이 높다. 이미 TSMC의 HPC 매출 비중은 52%에 달하지만 삼성전자는 19%에 불과하다. 오히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모바일 비중이 54%로 더 높다.
업계에서는 HPC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여부가 당분간 전체 AI 칩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본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5나노 이하 HPC 고객 수가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힌 만큼 이를 통해 HPC로의 매출 전환을 얼마나 가속화할 지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패키징과 HPC 집중 전략으로 고객 신뢰도와 수익성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TSMC 추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신추=AP/뉴시스]사진은 대만 신추에 있는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 TSMC 본사 모습. 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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