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골든글러브 '양·강 구도' 계속…강민호 "축하해준 박동원, 멋진 후배"
강민호, 박동원 제치고 개인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자 포수부문 후보였던 LG 박동원이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강민호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에 안은 뒤 "여기 오기 전에 (박)동원이에게 '시상식에 갈거냐, 난 네가 받더라도 가서 진짜 축하해주겠다'고 했었다. 아까 같이 앉아서 누가 받든 진심으로 축하해주자고 했는데 동원이가 와서 정말 축하해줬다"며 "멋있는 후배"라고 박수를 보냈다.
올 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미디어 관계자 투표에서 강민호는 총 유효 투표수 288표 중 191표(득표율 66.3%)를 얻어 89표의 박동원을 제쳤다.
골든글러브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시상식을 앞두고 포수 부문에서 '양·강 구도'가 깨질지가 관심사였다.
2011시즌부터 포수 골든글러브는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강민호가 나눠가졌다.
양의지는 2014~2016년과 2018~2020년, 2022~2023년 등 8차례 포수 골든글러브를 수집했다. 역대 이 부문 최다 수상자다.
강민호는 6차례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2008년과 2011~2013년, 2017년과 2021년에 강민호가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올해 포수로 수비한 이닝이 720이닝에 다다르지 못한 양의지가 자격 요건을 채우지 못해 후보에서 제외됐다.
양의지가 빠지면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2파전 양상을 띄었다. 강민호와 박동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강민호는 1985년생임에도 타율 0.303 19홈런 77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861로 건재함을 뽐냈다.
박동원은 타율 0.272 20홈런 80타점에 OPS 0.810으로 활약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포수 중 유일하게 20홈런을 달성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박동원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양의지 선배가 후보에서 빠진다는 것을 알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든글러브를 받아보고 싶은 꿈이 있다. 정말 받고 싶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또다시 포수 황금장갑은 강민호에게 돌아갔다. 강민호는 개인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수확했다.
강민호는 "정규시즌 중에 (박)동원이에게 '나는 한국시리즈에 갈테니 네가 골든글러브 받으라'는 소리를 했었다. 결국 한국시리즈도 내가 가고, 골든글러브도 내가 받았다"며 "그러나 당시에는 진심으로 했던 말"이라고 떠올렸다.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한 강민호는 "왠지 동원이가 받을 것 같은 느낌도 들더라. 그래서 시상식 참석을 고민했다"며 "만약 못 받더라도 박수를 쳐주고 오자는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강민호는 "박동원은 올해 정말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양)의지나 나 말고 성장하는 포수가 더 많이 나왔어야했는데, 더뎠다고 생각한다"며 "박동원이 많이 올라왔고, 김형준(NC) 등도 성장하고 있다. 포수 선배로서는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골든글러브를 한 번만 더 받으면 양의지가 가진 포수 부문 최다 수상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민호는 "마지막 수상이 되지 않을까요"고 말하면서도 "이제 후배와 경쟁해야하는 입장이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 후배들이랑 경쟁하면서 힘을 받고, 후보 자격을 얻는다면 한 번 더 받고 싶은 욕심은 있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후배와 경쟁해야하는 입장'을 강조한 강민호는 "이제 나는 당연한 주전은 아니다. 후배들과 경쟁해서 이겨야만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며 "올해 초 부침이 있었는데 잘 이겨내면서 나에게 기회가 왔다. 그게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시즌 초반에 못한다면 입지가 줄어들 것이다.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후배들과 열심히 경쟁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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