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예금과 증권사 IMA, 같은가요 다른가요[금알못]
증권사 IMA도 원금 책임
대부분 폐쇄형으로 운용…급한돈은 넣지 않아야
목표수익률은 목표일 뿐…제로 수익 날 수도
![정기 예금과 증권사 IMA, 같은가요 다른가요[금알못]](https://img1.newsis.com/2022/12/20/NISI20221220_0001157276_web.jpg?rnd=20221220092447)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대형 증권사들이 이르면 내년 원금 지급형 실적 배당 상품을 내놓습니다. 바로 종합투자계좌(IMA)입니다.
'원금 보장'이 아닌 '원금 지급'인데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나라가 원리금을 보장해주는 상품은 아니지만, 증권사 신용으로 원금을 책임져주는 상품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즉, 증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은 지켜지는 상품입니다.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대체투자 등 다양한 투자처에 돈을 굴리고 수익이 나면 배당까지 해준다는 점에서 예·적금이 갖지 못한 차별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은행들이 증권사 IMA 계좌 허용을 앞두고 증권사로 고객을 빼앗길라 잔뜩 긴장하기도 했습니다.
원금 손실 우려는 적으면서도 투자 실적에 따른 이익을 취하고 싶은 투자자들이 관심 가질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원금이 지켜지는 건지, 만기는 어떤지, 수익률은 어떻게 정해지고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하는지 등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원금은 증권사 신용으로 지급됩니다. 하지만 아무 증권사에서나 IMA에 가입할 순 없습니다. 증권사 책임으로 원금 손실을 막아야 하는 상품이어서 증권사 신용과 재무 건전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9일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를 지정해 이들에게만 IMA를 열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는 지정 사례가 없지만 3분기부터 신청을 받고 깐깐한 심사를 거친 뒤 이르면 연내 IMA를 할 수 있는 증권사가 탄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력 후보는 이미 자기자본 각각 9조9000억원, 9조3000억원을 달성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입니다.
상품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고객으로부터 에탁금을 받으면 증권사는 이를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70% 이상 투자하고 운용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또 운용자산의 25% 규모는 모험자본, 즉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 신기사·벤처캐피탈(VC), 코넥스 주식 등에 투자해야 합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IMA 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한 이유가 금융투자회사의 고유 역할인 시장에의 원활한 자금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에요.
증권사들 입장에서도 유망해 보이는 투자처에 일반 고객 자금을 끌어다 투자할 기회가 생기는 거니 좋은 일입니다. 다만 2017년 IMA 제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땐 자금 조달에 한도가 없었는데, 지금은 자기자본 100%까지만 IMA를 운용할 수 있도록 제한이 생겼습니다. 제도 초기인 만큼 증권사 건전성 이슈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투자 수익률은 상품에 따라 목표치(3~8%)도 다르고 운용 실적에 따라 최종 수익률도 달라집니다.

종합투자계좌(IMA) 상품 예시안.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당국과 증권업계가 논의한 상품 예시를 보면 1~2년 '저수익 안정형' 상품의 목표 수익률은 연 3.5~3.7%(보수 차감 후) 입니다. 이 상품은 신용등급 A급 이상 기업 대출, 회사채, A2급 이산 전자단기사채 등 우량 대·중견기업과 국외 우량기업 등 수익변동성이 낮은 대상에 투자합니다.
연 4.8~6.6%의 목표수익률을 추구하는 고수익 투자형은 만기가 3~7년으로 더 깁니다. 이는 중견·중소·벤처 지분이나 회사채에 투자하며 글로벌 B급 이상 회사채, 국내외 대체투자 등 높은 수익 변동성에 투자합니다.
저수익 안정형일수록 만기는 짧고 우량 기초자산에 투자하며, 고수익 투자형일수록 만기는 길어지고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식입니다. 일반형 상품은 그 중간쯤입니다.
원금 지급형이니 손실은 보지 않겠지만 기초자산에 문제가 생기면 고객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0'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목표 수익률은 상품 설명을 돕기 위한 '목표' 수익률일 뿐입니다.
만일 이런 리스크를 지고 싶지 않다면 꼬박꼬박 정해진 이자가 지급되는 은행 예·적금이나 매일 이자가 붙는 증권사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약속된 금리를 주는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 또는 발행어음 등 어음도 좋은 선택지입니다.
급한 돈을 넣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은 IMA 계좌의 만기에 대해 따로 규제를 두고 있진 않지만,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만기까지 투자자가 돈을 뺄 수 없는 폐쇄형으로 만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7년 만기 상품이면 중도에 빼기 어렵습니다. 상품에 따라 예외적으로 중도 환매가 가능할 수는 있지만 그때 하필 투자 손실이 나고 있다면 원금 손실을 감수하면서 빼야 할 수도 있습니다. 폐쇄형 상품에 대한 증권사 원금 지급 의무는 만기를 채울 때를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1년 이상 넣어둘 여윳돈을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투자 수익을 취할 수 있는 곳에 넣고 싶은 투자자들에게는 IMA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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