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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때도 없던 '저성장'…문제는 트럼프 관세 후

등록 2025.04.24 14:43:16수정 2025.04.24 18: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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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GDP -0.2%…4분기 연속 바닥 성장

소비 위축·건설 부진 등 내수 부진

트럼프 관세 3분기부터 본격 현실화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취임 100일도 채 안돼 미국이 약 80년간 공 들어 구축한 세계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2025.04.22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취임 100일도 채 안돼 미국이 약 80년간 공 들어 구축한 세계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2025.04.22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에도 경험하지 못한 4분기 연속 0.1% 이하의 저성장 늪에 빠져들었다. 문제는 아직 트럼프 관세 타격이 이뤄지기 전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관세 폭풍을 목전 두고 우리 경제의 연간 성장률 1% 달성도 빠듯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비롯해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 확대와 기준 금리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장기적 시각에서는 취약한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한 체질 개선에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GDP는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소수점 둘째 자리로는 -0.24%다. IT 경기 부진으로 -0.5% 성장률을 기록했던 2022년 4분기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GDP는 2022년 4분기 -0.5%로 2년 6개월 만에 역성장 후 지난해 1분기까지 플러스를 보였다. 그러다 2분기(-0.21%) 다시 역성장 후 3분기와 4분기 각각 0.1% 성장에 그쳤다. 성장률이 4분기 연속 0.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에도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IMF 외환위기였던 1997년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를 기록한 후 이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6.7%와 -0.8%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2.0%로 회복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성장률은 -3.4%이었지만 이듬해 0.3%를 기록한 후 곧바로 1.4%로 반등했다.



저성장 고착화에 대해 시장 안팎에서는 고물가와 정국 불안에 따른 내수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짚는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2분기 -0.2%로 역성장한 지난해 4분기에도 0.2%를 기록한 후 올해 1분기에는 0.1% 뒷걸음질쳤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째 역성장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2% 감소해 3분기 만에 역성장 쇼크를 기록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폭풍 관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도 전인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야가 부진하며 전기대비 -0.2%로 뒷걸음질쳤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2% 감소해 3분기 만에 역성장 쇼크를 기록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폭풍 관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도 전인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야가 부진하며 전기대비 -0.2%로 뒷걸음질쳤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문제는 아직 미국의 상호 관세가 본격 부과되기도 전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로 한 상호관세는 25%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 7월로 밀렸다. 현재 철강과 알루미늄에 보편관세 25% 등만 부과된 상태다.

트럼프 관세 유예에도 수출 불안은 1분기부터 감지되고 있다. 무역 정책 불확실성에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면서 설비투자는 -2.1%로 뒷걸음질쳤다. 향후 수출의 발판이 되는 수입은 -2.0%를 기록해 쪼그라들었다. 이달 20일까지 미국향 수출은 벌써부터 14.3%나 빠졌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한국에 10% 상호관세, 미국이 중국에 60% 상호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올해 0.2%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봤다. 미·중간 100%가 넘는 상호 관세 유지시 상호관세 상관없이 우리 성장률은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에 대한 눈높이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0%대 성장률을 전망하는 해외IB들에 이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의 무분별한 관세 부과 등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2.0%에서 1.0%로 반토막냈다.

전문가들 우리 경제가 저성장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우선 트럼프 상호 관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한다. 아울러 정부의 재정 확대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가 부진한 데다 수출마저 줄면서 1분기 성장률이 좋지 못하다"면서도 "다만, 하반기 들어서 새정부가 내수 부양 정책을 쓰면 성장률이 0%대까지는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긴축 위주에서 확장 재정으로 선회해 2차 추경을 통해 20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하고,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써야한다"면서 "한은도 2~3번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관세 대응과 함께 재정 통해 AI·빅데이터 등 관련 중소기업을 적극 부양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산업 구조를 바꾸는 구조 개혁 등 본질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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